개딸 논란 커지자… 이재명 "국민은 지지자를 통해 정치인을 본다" 손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을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들이 당내 의원들에게 비난성 행동을 하는 것과 관련 "국민은 지지자를 통해 정치인을 본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민주당 내에서 팬덤정치를 지양하자는 움직임과 함께 '개딸'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자제를 당부하고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동의와 지지를 확대해가는 과정'이라는 면에서 네거티브 방식은 효율적이지도 못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이번 계양 보궐선거에서 '이재명 지지' 옷을 입고 행인들에게 행패를 부리다 고발된 신종 흑색선전 수법이 나타났는데, 이것만 봐도 비호감 지지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됨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장이 다르면 존중하고 문제점은 정중하게 합리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한 이 의원은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운다"고 경고했다.

이후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영표 의원 지역사무실에 대자보를 붙이셨던 지지자 분께서 사과하러 직접 사무실을 찾으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개딸'에게 자중을 촉구한 글을 올린 지 약 1시간이 지난 후다.

지난 6일 홍영표 민주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 문에는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고 조롱하는 3m가량의 대자보가 붙어 논란이 됐다. 홍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홍 의원은 9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개딸'과 관련 "(조직적 배후가 있다고 보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있다"며 "비공개 의원총회 발언이 강성 지지자들한테 전달되고, 그것 때문에 의원들이 공격받고, 정말 입에 담을 수 없는 공격들을 한다"고 폭로했다.

"(강성 지지자들을) 이대로 방치하게 되면 민주당이 어떻게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겠나"라고 우려한 홍 의원은 "당 차원에서는 진짜 이 문제에 대해 적극 대처해야 하는 시기에 왔다"며 팬덤정치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부터 세 번 연거푸 진 것도 저런 강성 팬덤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며 "강성 팬덤이 자산일 수는 있지만 거기에 끌려 다니면 망하는 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진행자가 '친명계(이재명계) 의원들은 당이 원해서 (지방선거에) 출마한 것인데 이제 와서 이재명 탓이라고 한다'고 전하자, 유 전 총장은 "당이 원하기는 무슨 당이 원하느냐. 세상이 다 아는 것을 가지고 자꾸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라고 그래라"고 힐난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8일 페이스북에 "혐오 발언인 '수박'과 '찢'을 부르짖는 정치 훌리건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수박'이란 이 의원 지지자들이 친문 성향 정치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이다. '찢'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이 의원의 '형수 욕설 녹음본'에서 처음 등장했던 이 의원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김남국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의원을 사랑하고 응원해 주시는 많은 지지자께 한없이 감사한 마음뿐이지만 이는 올바르지 않은 지지의 표현"이라며 '개딸'이 홍 의원을 조롱하는 대자보를 작성한 것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