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권이 2019년 8월 종료 선언… 2019년 11월 '조건부 유예' 개점휴업전 세계가 신냉전 시대로 돌입… 한미일 3각 공조에 도움, 정보 공유 필요해일부 반일 감정, 반대 여론이 해결 과제… 얽혀 있는 한일관계 먼저 풀어야
  • ▲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3월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3월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DB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가운데 한·미·일의 원만한 공조를 위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복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유명무실해진 한일 간 군사정보 교류 안정화를 위해 국민의 반대 여론을 설득하면서 지소미아를 복원할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가치 공유하는 日과 관계 복원 필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점차 강해지는 상황에서 지소미아를 통한 한일 간 정보 공유의 복원이 한·미·일 3각 공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인접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를 하고 그 중에서도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관계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포인트는 지소미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우려가 없도록 우리와 일본이 서로 실익을 얻는 외교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소미아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6년 11월 정식 체결됐다. 한일 안보당국이 북한 사회와 군사·핵무기 동향 등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체결한 군사협정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가 출범하고 2019년 7월 지소미아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우리 대법원이 일본기업에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배상 판결을 하자 일본이 수출 규제를 단행하면서 지소미아 폐기가 거론됐다.

    문재인정부 청와대는 2019년 8월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가 같은 해 11월 종료 직전 이를 조건부 유예하기로 하면서 간신히 폐기를 면했다. 하지만 이후 양국이 별다른 정보를 교환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김태효, MB정부서 지소미아 추진하다 역풍 경험

    공교롭게도 지소미아가 첫 추진됐던 2012년 7월 이명박정부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이 현(現)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다. 이명박정부에서는 지소미아 체결을 위해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의결을 진행했지만 반일감정이 커지면서 협정 체결이 유보됐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통합당이 '밀실처리'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부정적인 국민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책임을 지고 당시 대외전략기획관이던 김 차장은 사퇴했다.

    이 같은 과거 사례를 통해 전문가들은 지소미아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국민 여론을 살피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과거사 문제 등 한일관계에 특수성을 고려해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성훈 전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은 25일 통화에서 "지소미아 자체는 우리가 얻을 것이 많다. 세계가 신냉전 시대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소미아 필요성 공감… 국민 설득은 숙제

    전 비서관은 다만 "이것이 국민들에게 너무 서둘러서 우리가 지고 들어간다는 느낌을 주면 안 된다. 그래서 과거 지소미아를 처음 추진할 때에도 사단이 났던 것"이라며 "여러 가지 군불을 때고 여론 정지작업도 하면서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정부에서도 얽혀 있는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다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박진 외교부장관이 6월 일본을 방문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공식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사를 비롯한 양국 간 현안을 조율하기 위한 윤석열정부의 첫 번째 대일 고위급 외교가 이뤄지는 셈이다.  

    한편, 북한은 25일 오전 6시37분과 42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ICBM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을 섞어 발사했다. 한·미·일 미사일 방어체계의 무력화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일본 순방 일정(20~24일)을 마친 지 하루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