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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 칼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통령'의 나라

대통령은 '내로남불', 국회는 '입법독재', 대법원장은 '거짓·편파'로 일관기회는 '독점', 과정은 '독재', 결과는 '독식'으로 점철된 나라 만든 문재인

이철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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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5-19 14:07 수정 2022-05-19 14:07

대한민국은 문재인 정부 5년을 겪으면서 ‘꼼수’가 ‘법치’를 밟고 서는 나라가 됐다. 국민을 철저히 무시한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에 의한 ‘검수완박’ 입법 과정은 그야말로 ‘꼼수 박람회’였다. 이번 꼼수의 결정판은 단연 두 번에 걸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위장 탈당이다.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 시간까지 늦춰가며 꼼수 입법의 공범이 되었다.

청와대를 떠날 때까지 후임 대통령 폄훼에 급급했던 문 전 대통령은 자신과 가족들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는 침묵 또는 궤변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5년간의 국정은 모두 성공으로 평가했다. 북한의 ‘무력도발’은 ‘군사적 충돌’이라 했고, 부동산가격 폭등은 “전 세계적 현상”이라며 우리의 부동산가격 상승폭은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이 나서서 ‘탈원전(脫原電)’을 외치며 원전기술의 국제경쟁력을 사장(死藏)시키고, 산과 바다를 훼손시키면서 중국산 태양광패널로 뒤덮었고, 결과적으로 다음 정부에 전기료 대폭 인상의 부담을 떠넘겼다. 외교에 있어서는 “더이상 일본한테 지지않겠다”며 국민의 반일감정을 키우면서 한일간 갈등을 부추겼고, 미국과는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며 시종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해 “저는 한 번도 링 위에 올라가지 못했다. 입도 벙긋 못했는데 마치 선거에 졌다 이렇게 말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대의민주주의와 선거에 대한 무지의 소치이다. 대통령 직접선거는 통치자와 여당에 대한 심판이고, 통치자인 대통령은 여당과 함께 통치 기간 중 계속 링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취임 초기 문 전 대통령은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당시 “사고를 막지 못한 것은 결국 국가의 책임”이라며 수석보좌관들과 함께 청와대에서 희생자 추도 묵념을 했다. 세월호 사고에 대해서는 9 차례에 걸친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에 재조사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천안함 폭침 희생 장병들에 대해서는 임기 내내 냉담했다. 문 전 대통령은 ‘편가르기’를 통해 “내 편의, 내 편에 의한, 내 편을 위한” 한 번도 경함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 꿈을 가졌던 것일까?

아무 업적이 없는 대통령이 있을까마는, 문재인 정부 5년을 생각하면 유명무실해진 판문점선언 외에 적폐청산, 탈원전, 코드인사, 조국, 추미애, 사드 반대, 북한 핵탄두, 부동산 폭등, 엇박자 K-방역 등의 부정적 단어들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이 이룩한 대한민국 건국, 한미방위조약 체결, 새마을운동과 경제도약, 북방정책, 금융실명제, 노벨평화상 수상, 88서울올림픽과 월드컵 개최, 4대강 개발, 세계적 전자·철강·원전·조선·자동차 산업 육성 등에 비견할 수 있는 문 대통령의 업적은 무엇인가?

대통령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더불어민주당은 돌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현재 9명∼11명인 이사를 25 명의 공영방송운영위원으로 변경하고 좌파시민단체 추천 위원수를 늘리려는 꼼수이며, 정권이 바뀌기 전에 방송 장악을 못박기 위한 ‘야바위’ 법안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과 언론을 일컬어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특권 영역’이라고 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특권을 누리는 집단은 바로 국회임을 국민들은 안다.

‘탈 청와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 전 대통령은 후임자의 ‘탈 청와대’ 방침을 비난하고 나섰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안보’를 이유로 부정적 의견을 냈던 청와대가 대통령 임기를 한 달 남기고 돌연 '청와대 뒤 북악산 개방'을 발표하고 대통령 부부가 그 길을 걷는 모습을 공개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청와대 개방 방침에 대한 ‘김빼기’ 꼼수 아닌가!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잊힌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고위공직자들은 재임시의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확인과 법적 판단 이후에나 잊혀진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년은 도약과 성숙의 역사……민주주의를 되살렸다”고 자화자찬했지만 국회인사청문회를 무용지물로 만든 막무가내 ‘코드인사’, '코드 대법원장’의 파행, 임기내 ‘검수완박’ 입법 마무리를 위해 벌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파렴치 꼼수 등이 과연 민주주의를 되살린 모습인가?

문 전 대통령은 조직의 책임자가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후임자의 성공을 기원하며 덕담을 나누는 기본 예의조차도 저버렸다. 더구나 남이 써준 A4 용지를 임기 내내 달고 살았던 그가 후임 대통령에게 "다른 이들 말 듣지 말고 당선인이 직접 판단해야 한다"고 한 것은 코미디의 백미이다.

5년 전 취임 당시 문 전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 꿈은 결국 “기회는 독점(獨占), 과정은 독재(獨裁), 결과는 독식(獨食)”으로 이어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통령의 나라”를 이룩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회의장은 집권당의 거수(擧手) 지휘자가 되었고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수족(手足)이 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3.9 대선 패배 직후 ‘역대 가장 적은 표차(票差)로 당락이 결정됐다’는 말을 강조했다. 새로운 억지 주장을 쏟아내려는 꼼수 같아 불길하다. 선거에서의 ‘승자’의 권리는 ‘표차’와는 무관하다. 대통령은 내로남불, 국회는 입법독재, 대법원장은 거짓과 편파로 일관하는 이런 비정상의 나라를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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