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화상연설… "러시아 이기려면 더 많은 도움 필요""비행기·탱크 등 군사기술 필요… 한국이 도울 수 있어"
  • ▲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11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사진=공동취재단)
    ▲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11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사진=공동취재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국회 화상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도움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회 화상연설은 이날 약 15분 동안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날 연설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통위 주관으로 우크라이나 측에 제안해 성사됐다.

    연설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비대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등 각 당 지도부가 참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벌써 47일째 러시아와 맞서 싸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군은 정말 영웅적으로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으며, 여러 나라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도움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우리가 러시아와 전쟁에서 살아남고 이기려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러시아는 사망자 수를 상관하고 있지 않다"며 "우크라이나는 비행기·탱크 등 여러 가지 군사용 기술을 필요로 한다.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를 도와 주실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탱크·배·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군사장비가 한국에 있다"고 지적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저희가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서 도와 주시면 감사하겠다. 우크라이나가 이런 무기를 받게 되면 일반 국민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러시아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하게 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 8일 서욱 국방부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대공 방어무기체계 지원을 요청했지만, 우리 군은 '살상무기 지원은 어렵다'는 방침에 따라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전쟁을 언급하며 우리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은 1950년대 전쟁을 한 번 겪었고, 수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강조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지만 한국은 이겨냈다.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 지금은 러시아가 저절로 멈출 것이라는 기대가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적으로 죽음과 빈곤을 퍼뜨리고 있다. 국제기업들은 러시아에서 철수하고, 러시아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러시아 경제를 지지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전 세계와 타협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는 전 세계를 화학무기와 핵무기를 내세워 협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 말미에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마리오폴 시의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피를 흘리는 우크라이나 아이들과 절규하는 부모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상 상영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짓이 바로 러시아의 짓"이라며 "여러분께서 우리를 도와 주고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때 젤렌스키의 연설을 한국어로 통역하던 통역사는 잠시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한목소리로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해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한목소리를 내고 함께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 국회 여야가 없다. 우크라이나 평화 기원에 국회도 함께하겠다"고 호응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무한한 경의와 연대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