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가 北 불만사항 전달… 원하는 바 다 이루지 못했다는 정도"安 "ICBM 시험발사 우려" 표명… 中대사 "노력하고 있다"로 맞서40분간 비공개 회담서도 사드 3불 언급 無… 中은 혐한 정서로 압박
  •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6일 오전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인수위)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6일 오전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인수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미관계에 관한 북한의 불만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싱하이밍 대사가 북한이 느끼는 감정이랄까, 북한의 불만사항을 (안철수 위원장에게) 조금 전달했다"고 밝혔다.

    中대사, 인수위원장에 북한 불만 전달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10분 인수위 사무실에서 싱 대사를 접견했다. 당초 11시 약속이었으나 싱 대사는 광화문의 교통 혼잡으로 10분 늦게 도착했다. 두 사람은 곧 비공개로 약 40분간 대화했다.

    신 대변인은 "안철수 위원장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싱하이밍 대사가 한반도 평화가 중국에 굉장히 중요해 본인들도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하며 중국에서 알고 있는 북한 입장을 약간 이야기했다"고 잔했다.

    "제가 듣기로는 '북미관계'에 대한 것이었다"고 밝힌 신 대변인은 "미국 쪽에 대해서 (북한이) 원하는 바를 다 이루지 못했다, 그런 정도로만 말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원칙, 한반도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 여러 번 설명했다"고도 했다.

    안 위원장과 싱 대사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우려하며 협력하자는 데 한목소리를 냈으나, 싱 대사가 미국을 향한 북한의 불만사항을 언급하는 등 미묘한 신경전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싱 대사는 북한의 ICBM 발사와 한반도 긴장 고조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은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고 도와 주는 관계다. 미래 협력을 증진하기를 원한다"며 "한반도 평화는 중국에도 매우 중요하며, 중국은 비핵화·평화·대화의 3대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 대변인은 전했다.

    사드 3불 언급은 없이 혐한 정서 우려만 전해

    이날 접견에서 이른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不) 정책과 관련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3불 정책은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MD)체제에 들어가지 않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사드 배치와 관련해 혐한 정서나 반중 정서 등이 양국 내 일부 흐르는 데 따른 싱 대사의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앞서 문화일보는 지난 4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2017년 문재인정부에 3불 정책에 이어 현재 경북 성주에 임시 배치된 사드의 운용마저 제한해 달라는 '1한'(限)을 요구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 대변인은 "사드 3불 이야기는 안 나왔다. 다만 (싱하이밍 대사가) 우리말로 표현해서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했다. 내용적으로는 국민 정서 이야기"라며 "제 해석인데, 이슈가 생겼을 때 반중 정서나 혐한 정서가 나온다면 서로 서로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은 이어 "사드 이후에 그런 일들(반중·혐한 정서)이 조금 있었다는 이런 정도의 언급만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은 공개발언에서 "올해가 한중수교 30주년이어서 그 의미가 더 뜻깊다. 미래 30년을 좀 더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한 시기"라며 "한중 양국이 환경이나 보건, 경제적인 문제들에 대한 협력관계가 발전적으로 진전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ICBM 발사시험을 하고 있고, 긴장관계가 고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우려한 안 위원장은 "한반도가 안정되는 것이 한국과 중국 양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공통적인 인식 아래서 이런 문제에 대해 많은 협력을 부탁한다"고 부연했다.

    싱 대사는 "시진핑 주석도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상호 이웃이고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라며 "올해는 (수교) 30주년이니까 더욱 훌륭하게 (협력)해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취임한 후 처음 통화를 해왔던 관례를 깨고 지난달 25일 당선인 신분으로는 이례적으로 시진핑 주석과 25분간 전화 통화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