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자신이 부족해 실패했는데 지지자-의원 사이에 불신·갈등 우려"與 원내대표 선거 앞두고 이재명·이낙연·정세균계로 갈릴 가능성도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강민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강민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측근 정성호 의원에게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자제와 단합을 호소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성호 "이재명 고문에게 전화 받았다…민주당 의원들에 문자폭탄 그만 보내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특보단장을 지낸 정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전화를 받았다. 오랜만의 전화였다"며 "전보다는 목소리가 조금 편안해진 듯하지만, 톤은 여전히 낮았다. 이제 열흘 지났을 뿐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재명 상임고문이) 지지자들과 당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며 "자신이 부족해 (대선에서) 실패했는데 고생한 지지자들과 의원들 사이에 불신과 갈등이 생기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들에게 문자 대량발송이 간다고 하는데, 하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내(이재명)가 너무 미안하고 면목이 없으니 자제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내달라는 것이었다"며 "아무리 의도가 선하더라도 누구에겐가 집단적 강요로 느껴진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분열과 분노는 우리 스스로의 상처만 헤집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번의 패배를 넘어서 승리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서로 손잡고 위로하고 더 크게 단합해야 한다"며 "이 상임고문의 부탁을 대신 전해드리며 지지자들께 (문자폭탄) 자제를 간곡히 호소드린다. 뭉쳐야 산다"고 당부했다.

    "싸울 때 가만 있다 지고 나서 하는 관전평, 도움 안 돼"


    정 의원은 지난 17일에도 페이스북에 "싸워야 할 때 가만있다가 패배하고 나니까 나는 책임 없다는 식의 관전평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힘들고 어려울 때 살아날 가능성을 높이는 길은 흩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단합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대선에 패하자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이낙연 전 대표와 주변 인사들에게 책임을 묻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은 대선 패배를 조기에 수습하려 윤호중 비대위 체제를 출범했으나 잡음으로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기로 했으면 윤호중 원내대표도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며 윤호중 비대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현재 민주당 의원들이 받는 문자 메시지는 오는 24일 치러지는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특정 후보를 지지해달라거나 반대한다는 내용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가 '콘클라베'(교황선출투표) 방식을 일부 차용해 선거를 치르기로 하면서 JM(이재명)·NY(이낙연)·SK(정세균)계 등으로 갈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민주당, 오는 24일 차기 원내대표 투표…3분의 2 이상 지지 받아야

    민주당은 24일 오후 2시 172명의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차기 원내대표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다. 여기에서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는 의원이 있으면 원내대표로 선출된다.

    다만 1차 투표에서 원내대표가 선정되지 않으면 10% 이상을 득표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정견 발표를 할 기회를 준다. 이후 2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새 원내대표가 된다. 그러나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 1~2등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JM계 대표 주자는 민주당 선대위 초기 비서실장을 역임한 박홍근 의원이다. NY계 주자는 이낙연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역임한 박광온 의원이다. SK계 후보로는 이원욱·안규백 의원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