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어 800기, 재블린 2000기, 드론, 헬기 등 지원… 16조원 지원 법안도 별도 서명美·NATO, 우크라 상공 비행금지 설정·전투기 제공엔 난색…S-300 지원은 검토키로
  •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전차 미사일과 대공미사일, 장거리 드론 등 8억 달러(약 9760억원) 규모의 각종 무기와 장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화상연설을 한 직후에 나온 결정이다.

    바이든,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밝히며 “푸틴은 전쟁범죄자” 비난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8억 달러 규모의 각종 무기와 군사 장비를 추가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어제 마리우폴의 한 병원에서 수백 명의 의사와 환자가 인질로 잡히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것은 잔혹행위”라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끔찍한 파괴를 자행하고 있다”며 “푸틴은 전쟁범죄자”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도와 푸틴이 엄중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기 위해 단합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스스로를 지키고 싸울 수 있도록 무기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인들에게도 러시아 제재로 인해 생기는 불편을 감내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미국인은 푸틴의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공격 앞에서 변함없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지지할 것”이라며 물가 상승 등을 참아달라고 당부했다.

    재블린·스팅어부터 장거리 드론 100대 지원…장거리 대공미사일 지원도 논의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무기에는 스팅어 휴대용 대공미사일 800기,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2000기를 포함한 장갑차량공격용 무기 9000기, 장거리 무인항공기(드론) 100대가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드론 제공을 두고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최첨단 무기를 보내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 현지시간 1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 화상연설을 하는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지시간 1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 화상연설을 하는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밖에 헬기와 기관총·자동소총 등 소화기 7000정, 소화기 탄약 및 박격포탄 2000만 발, 방탄조끼와 방탄헬멧 등 개인 보호 장비 2만5000명분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다.

    방송은 “이로써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규모는 이번 주에만 10억 달러(약 1조2200억원)에 달한다”며 “현재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장비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4400억원)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포함해 136억 달러(약 16조6070억원)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 대통령 “매일 9.11테러 당하는 상황…제발 도와 달라” 호소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원 발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화상연설을 한 직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연설에서 9.11테러와 진주만 공습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런 공격을 매일 밤낮으로, 3주째 받고 있다”며 미국의 더 많은 지원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러시아는 1000기에 가까운 미사일을 쐈고 셀 수 없이 많은 폭탄을 떨어뜨리고 우리를 죽이려고 드론을 날리고 있다”며 이런 러시아를 막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만약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어렵다면 구소련제 전투기나 S-300 같은 방공미사일을 제공해 달라”고 덧붙였다.

    S-300은 러시아제 지대공 요격미사일로 버전에 따라 47킬로미터부터 195킬로미터 거리의 적 항공기나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S-300을 얻게 되면, 러시아군의 순항미사일과 전투기, 폭격기 요격이 가능해 진다.

    한편 그의 연설 이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전투기 제공은 어렵다고 밝히면서도 S-300 제공은 검토해 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어 슬로바키아가 S-300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