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딸 백모 씨 시립국악단 협연료에 1000만원, 유일하다"규정엔 1등급에 400만~500만원… "가야금 명장·명창은 300만원"野 "이재명, 공적자금 쌈짓돈 쓰듯… 나라 곳간 어찌 맡기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가 2012년 가수 백모 씨와 성남시장 집물실에서 찍은 사진. ⓒ이재명 트위터 캡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가 2012년 가수 백모 씨와 성남시장 집물실에서 찍은 사진. ⓒ이재명 트위터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수행비서를 맡았던 백종선 씨의 딸 가수 백모 씨가 '이재명 성남시'로부터 공연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4년 백씨가 성남시립국악단과 협연을 하는 과정에서 유례 없이 높은 출연료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비서 딸 공연에 1000만원… 인간문화재 2배

    2017년 6월15일에 열린 성남시 행정사무감사 문화복지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2014년 12월, 협연료 명목으로 백모 씨에게만 1000만원이 지급됐다. 백모 씨는 2014년 12월4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성남시립국악단과 '성남풍류'라는 공연을 가졌다. 

    문제는 이 같은 지급이 규정에 위반된다는 점이다. 당시 성남시립국악단 출연·협연 등급에는 가장 높은 1등급에 400만~5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1등급 기준은 인간문화재 보유자 및 그에 준하는 자다. 사실상 백모 씨가 인간문화재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은 것이다. 

    2017년 행정사무감사에 나선 김윤정 성남시의원은 "우리 시에서 이렇게 진행하는 연주회일 경우에는 더 높은 등급의 아티스트가 있다고 해도 최대 400만원에서 500만원에 맞춰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당시 최중욱 성남시 문화관광과장은 "저희가 출연이나 협연자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등급을 정해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참여 인원이라든지 그런 내용을 감안해서 통상적으로 협연료가 산정하기 좀 어려운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서 예술인의 정해진 값이라는 것을 평균적으로 나타내기 힘드니까 그 기량을 봐서 그때그때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윤정 시의원은 "이렇게 두 번에 걸쳐서 1000만원이 넘는 개런티가 나갔는데 유일하다"며 "이게 상당히 의혹이 있는, 또 관련성이 있는 분의 자제이시니까 이런 의혹이 들 수 있지 않습니까? 제가 이런 말씀 드리는 게 전혀 연관성이 없는 얘기일까요?"라고 되물었다. 

    김윤정 시의원이 두 번이라고 지적한 것은 2014년 댄서와 국악인, 성남시립국악단이 함께한 공연이다. 이 공연에 지급된 협연료 명단에 협연자로 백ㅇㅇ이 표기됐는데, 해당 인물이 백모 씨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부분은 문제 없는데, 백씨 출연 딱 두 건만"

    또 김윤정 시의원은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집행된 부분이 문제가 없습니다. 이렇게 두꺼운 자료를 다 봤지만 딱 이 두 건에 대해서만, 백땡땡 씨가 출연한 협연에서만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나갔고요"라며 "이런 부분이 계속되어서는 안 되겠죠? 이건 정말 가야금 하시는 명장·명창 이런 분들 다 300만원, 200만원 이렇게 받으세요"라고 지적했다. 

    특혜를 받았다고 지목된 2014년은 백모 씨의 아버지 백종선 씨가 이 후보의 수행비서직을 내려 놓은 이후다. 백씨는 당시 마을버스 인허가 비리에 휘말려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았고, 2014년 2월 7급 수행비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6년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백종선 씨와 관련한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백종선 씨가 그만둔 수행비서직을 그의 동생이 맡았고, 백씨의 부인과 여동생 등이 성남시청과 산하 단체에서 각각 근무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후보도 수차례에 걸쳐 백모 씨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백모 씨는 2012년 K팝 경연 프로그램에서 3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 후보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백모 씨와 성남시장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예비 국민가수 백모 양, 실력은 1등이죠?"라며 치켜세웠다. 백모 씨를 '성남의 딸'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野 "재야 숨은 인재들에 좌절 주는 문제"

    야당은 이를 공정의 문제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8일 통화에서 "특혜가 있다면 그것은 많은 재야의 숨은 인재들에게는 좌절을 주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적자금을 가지고 자기 쌈짓돈 쓰듯이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황보 의원은 "김혜경 법카 사적 유용 의혹과 맥락을 같이 하는데, 이런 사람에게 어떻게 나라 곳간을 맡기나"라고 개탄했다. 

    한편 7일 JTBC는 이 후보의 수행비서 출신인 백종선 씨의 대법원 로비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백종선 씨가 2020년 2월 은수미 성남시장 정무비서관인 이모 씨와 통화에서 "대법원 라인이 우리에게 싹 있다. 그동안 작업해 놓은 게 너무 많아 가지고"라고 언급했다. 당시 이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고, 대법원 재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민주당은 이에 "보도에 언급된 첫 수행비서 백씨는 2013년 하반기에 사직했으며, 그 이후로는 이 후보 관련 업무를 하지 않았다"며 "보도된 녹취록 내용은 백씨와 임씨가 지극히 사적인 대화에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허세성 발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