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녹취록'에 본인 언급되자 지인들에 해명… "나와 친하고 등산 수차례? 전혀 모른다""김만배와 통화한 일도 만난 일도 없어… 기자들에게 사실 알렸는데도 보도되지 않아 유감""기자회견이라도 하고 싶지만 시답지 않은 사기꾼 거짓말에 호들갑 떠는 것 같아 참는 것"
  •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해 9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해 9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되게 좋으신 분"이라고 언급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김씨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양 전 대법원장은 김씨를 사기꾼이라고 칭하며 녹취록은 완전 허위라고 주장했다.

    최보식 전 조선일보 선임기자가 창간한 인터넷매체 '최보식의 언론'은 25일 양 전 대법원장이 지인들에게 보낸 글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김만배 녹취록'에서 자신이 언급된 것에 대해 주변인들에게 글을 보내 김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최근 김만배라는 '사기꾼'과 관련하여 녹취록이 공개되어 보도된 바 있다"며 "그 보도를 본 많은 지인들이 나한테 내가 김만배와 친한 사이냐고 물어왔다"고 글을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김만배라는 '사기꾼' 녹취록 보도 본 지인들이 사실 물어와"

    양 전 대법원장은 "뒤늦게 그 녹취록을 보니까 이자가 나하고 아주 친하고 등산도 여러 번 같이 한 것처럼 기재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김만배'라는 자를 전혀 알지 못하고 만난 일도 없고 통화 한 일도 없다. 한마디로 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그 보도를 본 사람이 모두 의아하게 생각해 자꾸 물어오기에 그냥 있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변호사를 시켜 기자들에게 사실을 알렸는데도 보도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그는 "그런 사기꾼의 입에서 내 이름이 언급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불명예스럽다"고 말했다.

    적극 해명에 나서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기자회견이라도 하고 싶지만 별 시답지 않은 사기꾼의 거짓말 하나를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 것으로 보일 염려도 있어 참고 있다"고 밝힌 양 전 대법원장은 "그러나 적어도 친지들에게는 해명해야 할 것 같아 방법을 찾던 끝에 이렇게 문자 메일을 보내기로 했다"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김만배라는 사람은 전혀 알지 못한다.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고 등산을 같이 한 적은 더더구나 없다"며 "이와 관련된 김만배의 녹취록 기재는 완전 허위이니 오해마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김만배 녹취록에 "양승태 대법원장님은 되게 좋은 분"

    지난 22일 국민의힘은 김만배 씨가 "좋은 분"이라고 거론한 주체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지난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이 김만배 씨의 녹취록을 일부 발췌, 김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두고 "되게 좋은 분이다" 등의 언급을 했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먼저 "양승태 대법원장님 시절에도 우리법연구회 출신들 형이 꽉 오래 이렇게... 양승태 대법원장님은 되게 좋으신 분이야"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씨가 "윤석열은 대법원장님, 저거 회복하지 않는 한 윤석열은 법조에서"라고 하자, 대화 상대자 A씨는 "그니까 판사들이 싫어하잖아요"라고 받았다. 김씨는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했고, A씨는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윤석열은"이라고 응수했다.

    양승태- 김만배 자주 등산 다닌다는 취지 발언도 등장

    이어 김씨가 "되게 좋은 분이야.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우리 김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했다)"고 하자 B씨는 "형, 치악산인가 어디 둘이 같이 무박으로 가지 않았어요?"라며 양 전 대법원장과 김씨가 등산을 자주 다니지 않느냐는 취지로 물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김씨 발언 전후의 대화 문맥에 따르면 김씨 발언이 가리키는 대상은 윤 후보가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확인된다"며 "대화 참여자들은 김씨와 양 전 대법원장이 함께 여러차례 산행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이어갔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