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이재명 지지" 김대중·노무현 페이크 영상 업로드생전 모습에 새로 녹음한 음성 합성… '이재명 지지해 달라'는 내용 갖다 붙여
  • ▲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 올라온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노무현의 편지' 영상. ⓒ유튜브 캡쳐
    ▲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 올라온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노무현의 편지' 영상. ⓒ유튜브 캡쳐
    시민단체 '대장동게이트진상규명범시민연대'(대진범)가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재명 지지 호소' 페이크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7일 "사자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중대범죄"라며 비판했다. 

    대진범은 향후 두 전직 대통령의 유족과 협의해 페이크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한 관련자를 사자명예훼손죄로 고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난 5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에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노무현의 편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김대중·노무현 페이크 영상 업로드

    페이크 영상에서 노 전 대통령은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며 "저 노무현은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가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기득권과 싸워 이겨내는 정의로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합니다" 등의 발언을 한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의 편지라며 올라온 영상에서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재명을 지지해 주십시오"라며 김 전 대통령의 목소리로 이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영상 속 두 전 대통령의 목소리는 생전 육성이 아닌 성대모사나 음성기술을 활용한 합성으로 추정된다. 해당 영상들이 공개된 후 친문 커뮤니티와 더불어민주당 당원게시판 등 온라인 상에서는 "고인들을 모욕했다" "민주당 대체 뭐 하는 거냐"는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현재 민주당은 논란이 된 영상들을 모두 삭제한 상태다. 

    "두 전직 대통령이 이재명 지지하는 것처럼 조작"

    대진범 상임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린 이민구 '깨어있는시민연대당' 대표는 "대장동 게이트를 비롯, 엄청난 부패 혐의를 받는 이재명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교차점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며 "하물며 두 전직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조작하다니, 이는 두 분을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와 함께 대진범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김석준 '문재인을사랑하는모임' 대표도 "페이크 영상에는 노 전 대통령이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기득권과 싸워 이겨내는 정의로운 이재명 후보'라고 추켜세우는 가당치도 않은 내용이 나온다"며 "더더욱 기가 찬 것은 대한민국의 여당이 이런 허위 날조 영상물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포장도 적당히 해야지, 포장과 내용물이 너무 차이가 나면 오히려 역효과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송명식 '더불어민주당정풍운동연대' 상임대표 역시 "김 전 대통령이 환생이라도 한 듯 '저는 저와 비슷한 삶의 철학을 가지고 행동하는 양심으로 올바른 정치를 하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하는 조작 음성과 영상을 보고 들으면 소름이 끼칠 정도"라며 "고인을 모독한 데 대해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대진범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문파' 단체를 포함한 13개 좌우 시민·사회단체 연합체다. 대진범은 오는 9일 광화문 네거리에서 대장동 게이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