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대위 본부장 김병욱·이원욱… '황제 의전' 의혹 언론에 6일 밤, SNS 엄포"공보단 사칭 허위자료 착각" 7일 새벽 급삭제… "여론 떠보려다 깜짝 놀라 철회" 분석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배우자 김혜경씨.ⓒ정상윤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배우자 김혜경씨.ⓒ정상윤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소속 일부 국회의원이 SNS에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에 경고하는 글을 공유했다 삭제했다. '이재명 후보 선대위 공보단'이라는 이름을 앞세운 해당 성명에는 "김혜경 씨가 큰 상처를 입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 선대위 측은 일부 의원이 공보단을 사칭한 글을 착각해 게시한 해프닝이라고 밝혔다. 

    "김혜경 황제 의전 의혹 제기, 노무현 논두렁 기사 연상"

    민주당 선대위 김병욱 직능본부장과 이원욱 조직본부장은 지난 6일 밤 페이스북에 '김혜경 씨에 SBS·KBS 보도에 대한 선대위 입장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는 "김혜경 씨에 대한 황제 의전이 있었다는 보도로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 김씨는 큰 상처를 입었다"며 관련 보도를 한 SBS와 KBS를 직접 거론하며 "오보로 판명될 때 보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엄포성 발언이 포함됐다.

    글은 이어 "김대중 대통령 일산 사저 아방궁, 노무현 대통령 진영 사저 아방궁, 노무현 명품시계 논두렁 기사를 연상케 한다"며 "후보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보도를 증거도 없이 제보에 의존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 6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직능본부장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선대위 명의의 입장문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은 7일 새벽에 삭제됐다. ⓒ페이스북 캡처
    ▲ 6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직능본부장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선대위 명의의 입장문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은 7일 새벽에 삭제됐다. ⓒ페이스북 캡처
    김씨 과잉 의전 논란에 따른 해명도 담겼다. 한우 구입 논란과 법인카드 바꿔치기 등 의혹 제기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한 총무과 A비서가 별정직 8급이라는 점 ▲A비서가 채용 후 김씨의 건강관리를 맡게 됐다며 인사했을 때 외에 김씨와 만난 적이 없다는 점 ▲ A비서가 한우를 샀다는 날짜인 2021년 4월14일 업무추진비 사용 기록이 없다는 점 ▲ 샌드위치 30인분을 이재명 후보의 집에서 회의 할 때 먹었다는 점 등을 주장하며 김혜경 씨의 결백을 주장했다. 

    글은 그러면서  "A비서와 국민의힘 간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음을 밝힌다"며 "더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런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정황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野는 의심의 눈초리… "여론 떠보다 해프닝으로 정리"

    해당 게시글은 그러나 7일 새벽 SNS 계정에서 모두 삭제됐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7일 오전 성명을 내고 "민주당 의원들이 개인 SNS에 게시했던 선대위 공보단 명의 보도자료는 허위자료다. 공보단이 작성한 적도 없고 언론에 배포한 적도 없는 보도자료"라며 "해당 의원들은 공보단의 보도자료로 잘못 알고 포스팅을 하였으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권혁기 민주당 공보부단장도 "의원들이 공보단을 사칭한 글을 공식 입장인 줄 알고 올린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야당은 김혜경 씨 논란으로 궁지의 몰린 민주당이 여론을 떠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7일 통화에서 "선대위 조직본부장과 직능본부장이 선대위 공보단 명의의 입장문인지 아닌지 확인도 하지 않고 수많은 대중과 언론이 보고 있는 SNS에 글을 게시한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억울한 심정이 담긴 입장문으로 여론의 반응을 본 뒤 상황이 좋지 않자 해프닝이라고 입을 씻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장순칠 국민의힘 선대위 상근부대변인도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오직 이재명 후보의 입과 표정만 바라보는 민주당 선대위"라며 "(김혜경 씨를 두둔한 SNS가 삭제된 것은) 민주당 내에서조차 동의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