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장동 비리 의혹 질문 두렵나"… 與 "정책토론 생각 없다고 고백하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 첫 번째)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 첫 번째).ⓒ강민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 첫 번째)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 첫 번째).ⓒ강민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양자토론이 사실상 결렬됐다. 토론시 자료 지참 여부가 협상 결렬 이유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30일 실무협상을 갖고 토론 방식을 협의했다. 하지만 막판 협상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자료를 지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이에 반대했다. 양측은 최종 협상 결렬을 선언하진 않았지만 서로 양보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민주당 협상에 대한 의지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은 30일 자정을 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했으나 민주당은 응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을 맡은 성일종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 협상단은 오지 않았다. 민주당 박주민 협상단장의 연락도 없었다"며 "민주당은 협상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토론 시간이 잠정적으로 31일 오후 7시로 잡혀있다며 추가 협상 여지는 남겼다. 성 의원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다"면서도 "국민의힘은 양자토론에 대한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31일 논평을 내고 "대장동, 백현동 게이트, 두산건설 용도변경 특혜 의혹, 성남 FC 160억 후원금 의혹, 형님 정신병원 강제입원 시도, 형수 욕설 등 수많은 비리와 의혹에 대해 자료와 증거를 들이대며 질문당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자료 지참 안된다 한 적 없다"

    원일희 대변인은 "대장동 비리는 단군 이래 최대 비리 카르텔 사건으로 범죄를 입증할 최소한의 자료가 있어야 토론이 가능하단 것이 상식"이라며 "15대 대선 이후 본격 도입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후보자가 자료를 지참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예도 없고, 이런 황당한 요구로 토론이 무산된 예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비상식적 무자료 토론 조건을 내세워 양자토론을 무산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당장 협상팀에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라고 지시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등 수많은 비리 의혹에 대해 질문 당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민주당의 무자료 토론 요구를 비판했다.

    민주당 "尹, 자료반입 요구하며 자신이 한 말 바꿔"

    민주당은 "토론회에서 취조를 하라고 할 수는 없다"며 자료를 지참하는 토론 방식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고용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제 윤석열 후보가 토론을 거부할 명분은 더 이상 없다"며 "지금까지 윤석열 후보가 요구한 모든 조건을 전부 수용했는데 윤 후보 측이 자료반입을 요구하며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삼프로TV에서 밝혔던 것처럼 정책토론은 할 생각이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하시라"며 "실무협상에서 떼쓰기로 일관했던 것은 결국 토론을 회피하려고 국민을 기만한 것인가. 그러면 여태껏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은 커닝페이퍼를 준비해왔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대선후보가 토론회에서 보여야 할 것은 국정 전반에 대한 자신의 정치철학과 정책 비전을 솔직하게 밝히고 당당하게 평가받는 것"이라며 "국민께서 바라는 후보는 남이 적어준 답변대로 말하는 후보,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연기하는 후보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