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카의 살인사건 변론' 피해자 유가족들에 공식 사과… "깊은 위로" 대장동 의혹, 욕설 논란 등 구설에 연이은 사과… '바닥민심'에 무릎 꿇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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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절을 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사진=이재명 블로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조카의 데이트폭력 살인사건' 변호를 맡은 것을 인정하고 유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했다.이 후보의 조카 김모(44) 씨는 2006년 전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살해했다. 이에 이 후보가 김씨의 1, 2심 변호를 맡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이는 최근 '대장동 개발 의혹' '형수 욕설' 등 여러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가 내놓은 사과의 연장선이다. 그 배경으로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 타개, 그리고 '후보가 여러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해명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됐다.이재명, '조카 살인사건 변론' 공개 사과이 후보는 지난 24일 오후 '데이트폭력은 모두를 망가뜨리는 중대범죄. 피해예방, 피해자 보호, 가중처벌 등 여성 안전을 위한 특별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어제 밤 양주시에서 최근에 발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힌 이 후보는 "창졸간에 가버린 외동딸을 가슴에 묻은 두 분 부모님의 고통을 헤아릴 길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이어 "제게도 아픈 과거가 있어 더욱 마음 무거운 자리였다"고 토로한 이 후보는 "제 일가 중 1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이 후보는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며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이 후보는 그러면서 데이트폭력을 두고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제게도 이 사건은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러운 기억"이라며 "어떤 말로도 피해자와 유족들의 상처가 아물지 않을 것"이라고 사과했다.이 후보는 이어 '데이트폭력의 흉포화'를 지적하면서 "한때 가까웠던 사이라는 것은 책임 가중 사유이지 책임 감경 사유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등 사전 방지조치, 가해행위 가중처벌,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 조치 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과 사회적 약자, 나아가 모든 국민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도 공언했다.이는 이 후보가 자신의 조카 김씨가 저지른 살인사건의 변론을 맡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본지는 이 후보가 2006년 5월8일 연인을 살해한 조카 김씨의 살인사건 1, 2심 변호사였다고 보도([단독] PC방 살해사건 땐 "정신질환 감형에 분노" 외쳤던 이재명… '여자친구 살해' 조카에겐 "심신미약 감형" 요구했다)했다.김씨는 이별을 고한 연인과 그의 모친을 각각 19회, 18회씩 흉기로 찔러 사망하게 했다. 이 사건 1심 판결문에는 이 후보가 가해자 김씨의 심신미약을 주장했다고 돼 있다. 김씨는 2006년 11월24일 1심에 이어 2007년 2월2일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대장동 의혹, 형수 욕설 등 구설에 연신 사죄한 李이 후보의 사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후보는 '조카의 살인사건' 변호를 사과한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무릎을 꿇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의 대선후보로서 지금까지 우리의 민첩하지 못함, 그리고 국민들의 아픈 마음을, 그 어려움들을 더 예민하고 신속하게 책임지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깊이 성찰하고 반성한다"거듭 사과한 이 후보는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변화되고 혁신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로 사죄의 절을 한 번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국민을 향해 큰절을 했다.지난 20일에는 페이스북에 "(형수를 향한) 욕설 등 구설수에, 해명보다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먼져여야 했다"며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해서는) 부당이득에 대한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읽는 데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이어 "저의 부족함이 많은 분들을 아프게 해드렸다"며 "죄송하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연이은 이 후보의 사과 배경에는 당내 여론,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 타개 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주말인 지난 21일 당 의원총회에서는 '후보가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진솔하게 해명해야 한다. 그래야 의원들이 현장에서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
- ▲ 지난 24일 국회 보좌진과 정당 관계자 등이 모인 익명 게시판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글.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후보 스스로 사과할 것은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전체적으로 저희 당의 이미지가 그동안 '오만하다. 그래서 (사과를)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다' 등의 비판적 여론이 많았고, 후보가 이런 의견들을 수렴하신 것 같다"고 풀이했다.공교롭게도 이 후보의 '무릎 사죄' '조카의 살인사건 변호 사과'가 있던 24일, 국회 관계자들이 모인 SNS에서는 이 후보를 겨냥한 글이 올라왔다. 국회 보좌진과 정당 관계자 등이 모인 익명 게시판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스북에서였다.익명의 글쓴이는 이 글에서는 "문제는 후보다"라며 이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길 수 있는 길이 당장 안 보이면 일단은 좀 겸손하기라도 하라"고 저격했다.그러면서 "역대급으로 흠 많고 말 많은 후보를 어떻게든 포장하고 방어하려다 보니 그동안 멀쩡해 보였던 의원들도 메시지가 꼬이고 아전인수와 거짓말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경쟁하듯 하게 된다"고 지적한 글쓴이는 "감성팔이와 아부가 스토리텔링인 줄 아는 '정알못(정치를 알지 못하는)' 초선들이 페북에 잡글 써 대다 욕 배터지게 먹고, 사과 안 하고 고집피우다 언론 탓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글쓴이는 이어 "그 와중에 후보는 계속해서 무감각한 실언 하고, 그러니까 지지율이 '화끈하게' 떨어지는 것"이라고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