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외화벌이 간부들, 평양의 부자들, 밀수꾼들 게임 속 등장인물에 공감대”
  •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최근 평양의 노동당 간부들, 돈주(부자)들과 국경지역 밀수꾼, 젊은이들 사이에서 ‘오징어 게임’ 시청이 유행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평양 노동당 간부들과 부자들, ‘오징어 게임’ 보며 공감

    평안남도 평성시 소식통은 “지난주 평양에서 환전상을 하고 있는 동생 집에 갔다가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봤다”며 “요즘 평양에서 돈이나 권력 있는 사람들, 젊은이들이 ‘오징어 게임’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오징어 게임을 시청한 평양의 돈주(부자)들은 드라마 내용이 외화벌이 시장에서 암투를 벌이며 생사를 다투는 평양 노동당 간부층의 생활과 흡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고 전했다. “돈주들은 또한 드라마에서 큰돈을 벌겠다고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여했다가 죽는 사람들을 보면서 돈이 많으면 처형당할 수 있는 북한의 현실을 알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모든 걸 쏟아 붓는 자신들의 처지와 같다며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경지대 밀수꾼들 ‘오징어 게임’ 보며 “목숨 거는 게 우리 같다”

    평안북도 용천군 소식통은 “여기서도 ‘오징어 게임’을 담은 SD카드가 밀수입돼 은밀히 퍼지고 있다”면서 “주로 밀수꾼들과 젊은이들이 시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밀수꾼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빚더미에 몰린 사람들이 거액의 상금을 놓고 서로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오징어 게임’이 코로나 사태로 국경 경비가 삼엄한 와중에 목숨을 걸고 밀수를 하는 자신들의 운명을 보는 것 같다며 드라마 내용에 심취해 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을 담은 USB나 SD카드가 해상 밀수를 통해 북한에 반입되고 있다. 이후 사람들을 통해 평양까지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코로나로 평양 진입이 차단됐다고 하지만 평성 사람들은 평양을 쉽게 오가고 있다. 일부 평안도 사람들은 산길을 통해 평양에 들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 드라마·영화 적발되면 최고 사형인데…“그래도 ‘오징어 게임’ 더 퍼질 듯”

    북한은 2020년 12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12차 전원회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했다. 한국이나 미국 등 자본주의 국가의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보관·유통한 자는 최고 사형에 처한다는 법률이다. 소식통은 “이 법은 문제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소식통은 “사법당국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만들고 자본주의 문화를 뿌리 뽑는다며 살벌하게 단속을 펼쳤지만 코로나 사태로 사법당국 간부들도 먹고살기 힘들다 보니 남조선 영화나 드라마를 보도가 발각돼도 달러 찔러주면 무마되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남조선의 ‘오징어 게임’ 시청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