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사모펀드 ‘리딩 REDI’에 억대 투자…해당 사모펀드, 화천대유에 350억원 빌려줘”함께 화천대유에 돈 빌려준 美델라웨어 페이퍼컴퍼니, 원금·이자 돌려받고 바로 해산
  •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 그는 한 경제신문에서 부국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뒤 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정상윤 기자.
    ▲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 그는 한 경제신문에서 부국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뒤 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정상윤 기자.
    성남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억대의 돈을 투자한 사람 가운데 김만배 씨가 근무했던 신문사 기자의 가족도 있다고 CBS 노컷뉴스가 9일 보도했다. 해당 기자와 그 가족은 “김만배 씨와는 무관하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2018년 화천대유에 자금 빌려준 사모펀드 투자자 중 기자 가족 있어”

    노컷뉴스는 “2018년 한 증권사 사모펀드가 화천대유에 350억원을 빌려줬는데, 이 사모펀드에 한 경제신문 기자의 가족이 억대의 돈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국민의힘 권영세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리딩 REDI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이하 리딩 REDI 1호) 투자자 명단에 한 투자회사에 임원으로 재직 중인 A씨가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개인돈 1억원을 투자한 A씨는 김만배 씨가 재직했던 경제신문 기자 B씨의 친형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김만배 씨가 대장동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부국장으로 재직했던 곳”이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해당 신문은 '머니투데이'로 알려졌다.

    ‘리딩 REDI 1호’는 A씨를 포함해 13명의 개인투자자 및 법인이 28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그대로 ‘리딩 REDI 2호’ 사모펀드에 재투자됐다고 한다. 2호 펀드의 자금은 미국기업 ‘어니언그랜드애비뉴파트너스 LLC’라는 회사의 돈 152억원과 함께 화천대유로 흘러 들어갔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사모펀드가 화천대유에 빌려준 나머지 170억원의 출처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권영세 “자금 실소유주 숨기기 위해 복잡한 과정 거쳐… 특검 해야”

    매체는 “사모펀드 자금이 대출 형태로 화천대유에 흘러 들어간 시점은 2018년 초로, 당시 화천대유 측은 배당금을 받기 직전이라 자금난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펀드 측이 거액을 빌려준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은 꾸준히 거액이 들어가는 탓에 여유자금이 없으면 배당금을 받기 전 자금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화천대유에 350억원을 빌려준 사모펀드는 대장동 개발사업 배당이 이뤄진 뒤인 2019년 4월 원금과 18%의 이자를 받고 바로 자금을 회수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매체는 또 ‘어니언그랜드애비뉴파트너스’의 정체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회사의 소재지가 미국의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인 델라웨어주이며, 형태는 페이퍼컴퍼니로 2018년 1월에 설립했다가 2019년 12월 자진해산 절차를 밟았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매체는 “이 회사는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 ‘오크트리캐피털이 설립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두고 “화천대유에 거액을 투자하기 위해 헤지펀드 운용사가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가 해산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의 실소유주를 숨기기 위해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것 같다.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 “동생과 무관한 투자” B씨 “김만배 씨와 연락 주고받는 사이도 아냐”

    한편 ‘리딩 REDI 1호’에 투자했던 A씨는 “동생과는 무관한 투자”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A씨는 “증권사에서 괜찮은 상품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투자했을 뿐”이라며 “당시 판교에 땅을 분양하는 회사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화천대유나 대장동 사업이 뭔지 몰랐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었다. 그는 “(페이퍼 컴퍼니도)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동생하고는 상관없다. (김만배 씨 또한) 모른다”고 답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B씨 또한 “김만배 씨와 함께 근무했던 것은 맞지만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B씨는 “(김만배 씨와는) 같은 회사 소속이었다는 정도가 전부”라며 “(대장동 사업 등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형은 사업을 하고 저는 언론사에 있다.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