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극단선택 시도" 발언도 "기억 안 나"→ "언론인에게 들어" 말 바꿔野 김기현 "국민 의구심 갖지 않을 수 없어"… 국감 위증 의심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스스로 측근이라고 밝힌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압수수색 직전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이 후보의 위증 논란이 불붙었다.

    이 후보가 지난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유 전 본부장의 체포와 압수수색과 관련해 정 부실장의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와 관련해 "모른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정 부실장이 유 전 본부장과 통화를 하고도 이 후보에게 보고하지 않았을 리 없다며 "국감 발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유동규·정진상 압수수색 직전 통화에 이재명 위증 논란

    이 후보는 지난 10월18일과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 나섰다. 18일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에게 유 전 본부장의 압수수색 소식과 관련해 "정진상 보좌관에게서 보고를 받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신문·인터넷에서 봤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위증을 거론하며 정 부실장의 보고 여부를 묻자 "정진상은 매일 상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재차 "보고받았다는 말이냐"고 추궁하자, 이 후보는 "모르겠다" "기억에 없다"고 에둘렀다.

    10월20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후보는 "유동규와 통화한 것은 최근에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들은 바로는 작년 이혼 문제 때문에 집안에 너무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아마 체포될 당시에, 압수수색 당시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본인밖에 모를 사실을 어떻게 아느냐"고 캐묻자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김 의원이 이와 관련해 계속 추궁하자 "(유동규가) 우리랑 전혀 인연이 없는 사람은 아닌데, 제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아는 사이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발언은 이 후보가 측근에게 유 전 본부장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연합뉴스는 4일 정 부실장과 유 전 본부장이 통화한 사실과 관련, 이 후보가 "그날 통화한 것은 나중에 들었다"고 보도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의 '극단선택 시도설'을 정 부실장에게 들었는지 여부와 관련해 이 후보는 "언론인으로부터 간접적으로 들은 이야기"라고 전했다.

    野 "국감에서 이재명 답변 진위 여부 확인해야"

    유 전 본부장은 지난 9월29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 전, 검찰 수사관들의 출입을 저지하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오피스텔 창밖으로 던졌다. 검찰이 해당 휴대전화를 확보해 통화기록을 분석한 결과 4일 정 부실장과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야당에서는 국정감사 당시 이 후보 답변의 위증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은 경기도 국감 당시 유동규와 최근에 통화한 적 전혀 없다면서도 유씨가 '압색' 당시 극단적 선택을 한다고 약을 먹었다는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상황을 언급한 바 있다"며 "이재명은 나중에 언론에 들은 것이라 간접적으로 해명했지만, 이 후보 최측근인 정진상이 이 후보 스스로 측근 아니라고 딱 잡아떼던 유동규의 상황을 궁금해했던 진짜 이유가 뭔지 국민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도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0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시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며 상황을 상세히 얘기했고, 언론을 통해 들었다고 했다"며 "국감에서의 이재명 후보 답변 진위 여부도 확인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는) 어제 두 사람의 통화에 대해 '나중에 들었다'고 했지만, 절묘하게도 압수수색 당일 검찰이 도착하기 직전 전화 통화 타이밍을 맞췄다는 것은 정진상 부실장이 유동규 씨의 압수수색 정보를 사전에 알았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