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본부장 '사퇴'로 도쿄올림픽 중계사고 '급수습'MBC플러스 사장·이사에 '엄중 경고' 그쳐… 솜방망이 징계네티즌 "나라망신시켰는데 직원만 사퇴… 사장이 옷 벗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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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화합의 제전, 올림픽을 중계하면서 각 나라의 '아픈 역사'를 건드리는 몰상식한 방송을 내보내 '나라 망신'을 시킨 MBC가 보도본부장만 '사퇴'시키는 꼬리자르기식 인사와 어정쩡한 사고경위 조사결과 발표로 또다시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 ▲ MBC가 생중계한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장면. ⓒMBC 방송 화면 캡처
보도본부장 '사퇴'… MBC플러스 사장은 '엄중 경고'
MBC는 지난 23일 "민병우 보도본부장이 앞선 '2020 도쿄올림픽' 중계방송에서 잇따른 방송 사고로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고 밝혔다.
MBC는 "민 본부장이 방송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밝혔고 박성제 사장이 사의를 수용했다"면서 "송민근 스포츠국장에 대해서도 관리 책임을 물어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MBC는 스포츠기획사업부와 함께 이번 도쿄올림픽 중계를 책임진 'MBC플러스'에 대해선 이렇다할 징계를 내리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냈다.
MBC에 따르면 MBC플러스의 수장인 조능희 대표이사 사장과 MBC플러스에서 스포츠를 담당하는 황승욱 이사는 사측으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는 데 그쳤다.
다만 MBC는 "MBC와 MBC플러스 양사가 각각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적절한 인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후속 조치에 대한 일말의 여지를 남겼다.
스포츠 중계, 자회사로 이관… 인원도 절반으로 축소
앞서 MBC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5개월 앞두고 스포츠 중계 업무를 자회사인 MBC플러스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구조조정 명목으로 22명 규모였던 스포츠국을 절반 이하으로 줄인 MBC는 스포츠기획사업부와 취재부서만 남기고 스포츠 중계 및 제작 기능을 MBC플러스로 넘겼다.
갑작스러운 개편은 스포츠국에 심각한 업무 혼선을 초래했다.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노보에 따르면 5월까지도 MBC와 MBC플러스 양사의 협업 안이 확정되지 않았고, 올림픽 슬로건, 출전선수 사전 제작물, 예고 스팟 등도 준비되지 않았다.
이 와중에 양사 직원간 '잡음'까지 터져 나오면서 올림픽 기간 데스킹 작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사내 안팎에서 불거졌다.
결국 MBC가 외교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심각한 방송 사고를 여러 차례 낸 것은 단순한 사고나 실수가 아닌 '인재'라는 게 방송업계의 중론이었다.
하지만 이날 올림픽 중계사고에 대한 경위 조사 결과를 발표한 MBC 도쿄올림픽 방송사고 조사위원회는 △구성원들의 공적 가치와 규범에 대한 인식 미흡 △교육 부족 △중계방송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 미비 △중계방송 제작 준비 일정 수립 부족 등이 이번 사고의 원인이었다고만 밝힐 뿐, 사내에 분란을 일으킨 조직개편에 대한 언급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라 망신 시켰는데 이걸로 얼렁뚱땅… 사장이 책임져야"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선 조직개편의 최고책임자인 박성제 MBC 사장을 감싸기 위해 MBC 조사위원회가 총대를 맨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네티즌 다수는 "보도본부장의 사퇴 정도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인사책임자인 박성제 사장이 용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디 kdh3****는 관련 기사 댓글에 "사장이 부하한테 책임을 전가했다"고 지적했고, 아이디 wtho****도 "사장은 책임 면하고 사표 받으니까 좋냐?"는 댓글로 이번 인사 조치가 꼬리자르기식 징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pop2****는 "좀 쉬었다가 승진시킨다는 말이잖아!! 국민 우롱한 MBC 가 또 국민 우롱하네"라며 MBC를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외에도 "박성제가 사퇴해라. 공은 가로채고 책임은 회피하는 짓이 문OO과 똑같네(mion****)" "사장의 지시 없이 보도본부장이 그런 방송을 할 수 있을까? 사장을 해임시키든지 아니면 방송국을 폐국하든지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라(bum9****)" "꼬리 자르기 하냐? 사장이 사퇴해야지(kk83****)" "물의를 일으키고 전 세계에 나라망신을 시킨 게 한 두 번이 아닌데 사장놈도 물러나야지 직원만 짤라?(wfer****)" "사장이 나가야지 장난하냐...(jooh****)" "보도 본부장? 나라 망신 시켜놓고 이걸로 얼렁뚱땅 넘어가려고?(socc****)"는 등 박성제 사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어나야 한다는 글들이 쇄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