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끌 이유 없어" 윤석열·최재형 입당하자 데드라인 제시국민의당 "매우 고압적인 갑질" 비판…안철수는 여전히 침묵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월16일 오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월16일 오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합당을 위한 협상 시한은 다음주까지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에 국민의당이 즉각 반발하는 등 야권 통합이 표류하고 있다.

    이준석 "합당 논의 시한 다음 주로 못 박아"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안 대표가 합당을 위한 만남을 제안한다면 언제든 버선발로 맞을 것이지만 시한은 다음 주로 못 박겠다"며 "국민의당과의 합당 협상을 오래 지속해 왔고, 길게 끌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안 대표를 예우하는 것은 '대선주자 안철수'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의당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면, 그 시간은 윤석열 예비후보 입당 이후 변화된 상황에 적응할 시간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합당 협상 시한을 정한 이유에 관해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가고,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만나도 (경선) 버스 출발 전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며 "국민의당 인사들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이 대표가 되면 합당은 없을 것'이라는 호쾌한 얘기로 전대에 개입했다. 그런 상도의를 벗어나는 개입에도 합당에 의지를 보이는 것은 대의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비빔밥 완성 후 경선 일정 돌입

    국민의당과 합당을 논의를 위한 실무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안 대표를 향해 합당의 '데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석열·최재형 예비후보를 품으며 제3지대 탄생 가능성이 작아진 만큼 야권 통합을 서둘러 매듭지은 후 경선 일정에 돌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양당은 지난 한 달여 동안 합당 관련 실무 협상을 벌였지만, 지난달 27일 결렬됐다. 당 재정과 사무처 인력 승계 등 일부 조건에서 합의를 이뤘으나, 국민의당이 제시한 당명 변경과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 구축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양당 대표가 직접 나서 통 큰 합의를 이루지 않는 이상 합당 논의는 공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만남 제안에도 안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으며 침묵하고 있다.

    안철수 침묵 속 국민의당 반발

    합당 데드라인 제시에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안혜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연일 국민의당을 압박하는 것은 좋은 자세가 아니다. 당원과 지지자들은 매우 고압적인 갑질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휴가 일정을 이유로 합당 시한을 일방적으로 정해 통보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며 "제1야당 진정성의 무게가 깃털처럼 가볍고 포용성이 벼룩 간만큼 작아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합당 상대인 정당·당대표에 예의를 갖춰 달라.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 마음에 생채기를 내 굴욕감을 주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며 "국민의당은 정권교체라는 열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야권 혁신과 더 큰 확장을 위한 합당과 통합을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민하고 모색할 것이다. 적정한 시점에 국민께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