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윤석열은 文 폭정에 맞서 싸운 당 밖 전우… 쓸데없이 압박 말라" 이준석 경계"놔두면 결국 함께할 사람"… 정진석·권성동·정점식·유상범·최형두 등 윤석열 옹호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정상윤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정상윤 기자
    국민의힘이 대선 지원활동을 당내인사로 제한하며 당 밖 주자들과 '거리 두기'를 하는 와중에 야권 핵심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 전 총장이 외부에서 머무르는 동안 '최재형 지지선언'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내 윤석열계 의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연일 러브콜을 보내던 이준석 대표가 돌연 비판의 수위를 높이자 설전을 펼치는 등 내홍도 격화했다.

    정진석 "윤석열, 文정권에 맞선 당 밖 전우"

    국민의힘 내 대표적 윤석열계 인사로 꼽히는 5선의 정진석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요인은 청년들의 분노와 좌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노회한 지도력도 있었지만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정권과 혈혈단신 맞서 싸운 그 사람 덕에 국민은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의 중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한 가닥 희망을 갖게 된 것"이라고 분석한 정 의원은 "윤 전 총장은 오랫동안 문재인정권 폭정에 맞서 싸운 당 밖 전우다. 우리 당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싸울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이 대표를 겨냥해 "국민의힘은 스스로 위기상황임을 엄중히 인식해야 하고 겸손해야 한다"며 "당내 주자에 대해서만 지지운동을 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해서는 곤란하다. 정권교체의 깃발이 사라지면 뭘 가지고 내년 대선을 치를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진석 발언 선 넘었다" 이준석도 반박

    이에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후 정 의원의 글과 관련해 "보궐선거 승리가 윤 전 총장에 의해 이뤄낸 것이라니 (정 의원의 말은) 너무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서울시장)선거 때도 단순히 지지율 추이나 여러 사정에 따라 안철수라는 당외 후보에 '부화뇌동'하던 분이 있다. 그분들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당내 중진의원께서 정중동 자세로 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지난 서울시장보궐선거 당시 당 밖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압도적 초반 지지율을 등에 업고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에 밀린 점을 지적하며, 국민의힘 중심의 '비빔밥론'을 고수하겠다는 발언이다.

    당 대표와 최다선 간의 설전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이 길어지자 이 대표가 '비빔밥의 당근' 등으로 폄하하며 시작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총장 입당 시기가 불투명하지만 윤석열계 의원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진석·권성동·정점식·유상범·최형두 등 국민의힘 의원 24명은 지난달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선언회에 참석하며 윤석열계로 분류됐다. 이들 중 대부분이 아직 공개적인 지지에 나서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이 입당이 아닌 당 밖에서 야권 단일화를 선택하는 변수가 있는 데다 원희룡·유승민 등 기존 후보들도 본격적인 세 규합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만 김용판·정경희 의원 등 '윤석열 대항마'로 꼽히는 최 전 원장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늘며 윤석열계의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권성동 "尹 지지율 위험? 야당 대표가 할 말 아냐"

    같은 검사 출신이자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로 알려진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 대표는 대선후보들의 장점이 국민에게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후유증을 예방해 원팀을 만들어 대선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최대 임무"라며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지, 정권교체의 운명을 짊어질 제1야당의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윤석열계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가만히 놔둬도 결국 국민의힘과 함께할 사람"이라며 "여권에서 집중포화를 하는데 야당 대표가 거기에 편승해 같이 부정적 압박을 할 필요가 있나 싶다"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문재인정권에 저항한 윤 전 총장이 야권 대선주자로 나서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는 데 영향이 컸다"고 진단한 이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당내에 많다. 대선에서 승리할 사람이 누구냐를 놓고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