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삼우제 탈상… "대한민국 밝히는 길 걷겠다" 대권행보 예고文대통령 겨냥 "국민이 나은 미래 살 수 있는지 의문""윤석열 대안 아닌 최재형으로 평가받고 싶어"… 백선엽 장군 묘역 등 참배
  •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부친 고 최영섭 대령 안장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대전=정상윤 기자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부친 고 최영섭 대령 안장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대전=정상윤 기자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대한민국을 밝히는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갈 것"이라며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최 전 원장은 그러면서 "정치는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힘을 모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입당을 시사했다.

    文 겨냥 "국민이 나은 미래 살 수 있는지 의문"

    최 전 원장은 이날 대전현충원에서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삼우제를 마진 후 "대한민국은 나라를 생각하는 분들이 지켜낸 자랑스러운 유산"이라며 "모든 국민, 특히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고 소외되고 어려운 분들에게도 따뜻한 빛이 비춰질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을 밝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대한민국을 밝혀 달라"는 부친의 유언을 전하며 정치참여 의사를 밝힌 최 전 원장이 삼우제를 끝으로 탈상(脫喪)하며 정권교체를 위해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최 전 원장은 특히 문재인정부를 겨냥해 "최근 상황을 보면 과연 우리 국민, 청년들이 나은 미래를 희망하며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런 생각을 갖고 정치에 뜻을 두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참모진 영입 등 캠프를 조만간 구성해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치참여를 놓고 많은 숙고를 했고, 결심한 순간 아버님 상을 당해 경황이 없었다"고 밝힌 최 전 원장은 "정비된 조직을 아직 구성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정비가 되는 대로 혼선을 빚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는 공동의 목표 이뤄 가는 과정" 국민의힘 입당 시사

    대선 출마선언과 동시에 국민의힘에 입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놨다. 최 전 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감사 등을 놓고 문재인정부와 충돌하며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으나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한 상황이다. 

    정치경험이 없는 최 전 원장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조속히 입당한다면 안정적인 대권행보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제가 정치경험이 없지만, 정치라는 것은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알고 있다"고 강조한 최 전 원장은 "그런 원칙하에 입당 여부나 시기에 관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감사원장 사퇴 후 대선 직행에 따른 비난이 있다는 지적에는 "저 나름대로 드릴 말씀이 있지만, 이 자리에서 자세히 말씀 드리기에는 상황도, 시간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정식으로 출발할 때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을 설명할 것"이라고 정면돌파 의사를 내비쳤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저를 윤 전 총장의 대안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면서도 "윤 전 총장과 협력관계는 좀 더 생각해보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백선엽 장군, '미군 도움 없인 벌써 공산화' 아버님께 말해"

    최 전 원장은 부친 삼우제 후 백선엽 장군 묘역과 천안함,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희생자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미군은 점령군'이라고 주장하는 여권을 겨냥해 안보에 초점을 맞춘 행보로 보인다.

    부친이 존경하는 선배 군인이 백 장군이라고 인연을 소개한 최 전 원장은 "(백 장군이) '6·25전쟁의 7할 이상은 중공군과 전투였고, 미군의 도움 없이는 벌써 공산화됐을 것 같다'고 아버님께 말씀하신 것을 전해 들었다"고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이어 "지금 대한민국이 누리는 번영의 토대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소중한 말씀"이라며 "천안함,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전사자들의 묘역은 아버님이 아끼고 사랑했던 해군·해병의 후배들이 묻힌 곳으로, 이렇게 찾아 참배하는 것이 아버님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