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 “미국 쇠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 1위… 한동안 추월 어려워”"아무리 힘 강해도 패권은 반드시 쇠락… 미국, 가장 센 건 알겠는데 힘자랑보다는 반성부터”
  • ▲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외교부 고위관리가 자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세계 1위의 강국이고 상당기간 추월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사상은 쇠락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리는 미국이 국내문제에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고 중국을 무너뜨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 “미국의 힘은 여전하지만 패권은 쇠락 중”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러위청 부부장(차관에 해당)이 지난 9일 ‘관찰자망’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러 부부장은 “힘으로만 본다면 미국은 여전히 세계 1위의 강대국이며 (중국이) 상당기간 추월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미국은 지금 쇠락 중이다. 힘이 아닌 패권의 쇠락”이라고 주장했다.

    “대국에 사상의 쇠락은 힘의 쇠락보다 위험하다”고 전제한 러 부부장은 미국을 향해 “오늘날 세계에서 어떤 나라가 패권을 갖고 천하를 호령하며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1세기 다극화·세계화 시대에 냉전의 도구함을 뒤져 매일 어떻게 다른 나라를 억제할지 궁리하고, ‘소집단’을 만들어 집단 대결을 하려는 곰팡이 냄새 나는 낡은 사상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국가와 함께 결성한 ‘쿼드’ 'G7'(주요 7개국) '파이브아이즈'(미국·영국 등 앵글로색슨 5개국 첩보기관 동맹) 등이 ‘냉전의 도구함에서 꺼낸’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은 말로는 다자주의 회귀를 말하지만 실제 행동은 배타주의를 부활시켰다”고 지적한 러 부부장은 “이런 소집단은 근본적으로 국제사회를 대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러 부부장은 이어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90여 개국이 중국을 지지한 것은 반중을 거부한 증거”라며 “이것이야말로 국제사회의 정의의 목소리이며 진정한 다자주의”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문제는 내부에 있다… 중국 무너뜨려봤자 소용 없어”

    중국의 위구르·홍콩 탄압을 미국이 비판하는 것을 두고도 러 부부장은 북미 인디언 학살, 캐나다에서의 원주민 유해 발굴을 언급한 뒤 “미국은 중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의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인권과 관련, 중국 공산당은 비난이 아닌 훈장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러 부부장은 “공산당의 영도로 14억 중국 인구가 빈곤에서 벗어난 것이야말로 인권 측면에서 가장 큰 성과”라고 자랑했다. 

    러 부부장은 “아무리 힘이 강한 나라여도 패권은 반드시 쇠락하고, 패권만으로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며 “미국의 힘이 가장 센 것은 알겠는데 힘자랑보다는 반성부터 하라”고 비판했다.

    “일부 미국사람은 온갖 방법을 써서 국내 문제를 향한 관심을 중국으로 돌리려 한다”고 환기한 러 부부장은 “미국과 같은 초(超)대국이 직면하는 가장 큰 도전은 언제나 내부에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중국을 무너뜨리는 것은 미국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처방이 결코 아니다”라며 “미국은 중국과 대립을 그만두고 이성을 찾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