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겐 전염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에도소비자 불안 불가피 … 정부, 수입 제한 시행
  • ▲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클립아트코리아
    ▲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클립아트코리아
    스페인에서 30년 만에 고병원성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스페인은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돼지고기 수입국이다. 이번 사태로 돼지고기 수입 제한 및 국내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최근 바르셀로나 지역의 야생 멧돼지 사체에서 ASF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준 ASF 확진 사례는 총 9건으로, 스페인 내 ASF 발병은 1994년 이후 30년 만이다.

    ASF는 돼지에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감염된 돼지의 분비물이나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며 돼지의 피를 빠는 물렁 진드기 등이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또 건강한 돼지가 감염된 돼지고기 또는 돼지고기 가공품을 사료로 먹었을 경우에도 감염 우려가 있다.

    ASF 확산 조짐에 세계 각국은 수입 제한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일본과 멕시코는 스페인 전역에 대한 수입을 전면 금지했으며, 중국은 바르셀로나 지역에서 사육하거나 도축한 돼지고기의 수입을 제한했다.

    한국 정부도 이달부터 ASF가 확인된 스페인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수입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다수 연구에 따르면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섭취하더라도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전염병 특성상 소비자의 불안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 전염병이 확산되면 대규모 살처분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돼지고기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외신은 "연간 90억 유로(약 15조 원) 규모의 스페인 돼지고기 산업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ASF 장기화에 따른 돼지고기 수입 감소로 국내 가격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올해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11만4680톤으로, 미국(18만5597톤)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