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노선 충돌 속 의원 면담으로 진화 나서양향자 "尹 메시지 삼가야 … 옥중정치, 해당행위"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5.09.03.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5.09.03.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노선 전환과 중도 확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는 상황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12·3 불법 비상계엄 1년을 계기로 사과론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가 재점화되자 직접 소통을 통해 갈등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8일 장 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과 개별 면담을 이어간다. 지난 5일 중진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추가적으로 의견을 듣고 있다. 선수별 공개 회동 대신 여러 차례 나눠 접촉하며 각 의원의 문제의식을 청취하겠다는 구상이다. 

    계엄 평가를 둘러싼 이견이 설전으로 번지는 상황을 차단하고, 당내 논쟁을 내부 수렴 국면으로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장 대표의 기조는 노선 선회보다 결속이 우선이다. 계엄 사과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같은 상징적 조치가 단기적으로 여론의 숨통을 틀 수는 있지만, 보수 진영 핵심 지지층 결속을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도부 내부에서는 먼저 지지층 결집을 통해 당의 체력을 회복한 뒤 외연 확장을 모색해야 한다는 '선거 전략론'도 공유되고 있다. 결속 없는 확장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경험론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 대표는 연말까지 대여 강공 노선을 유지하며 당내 동요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 비판도 계속된다. 일각에서는 계엄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등 노선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양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옥중 메시지를 삼가야 한다. '옥중 정치'가 활발할수록 국민의힘은 선거에 불리해진다"며 "옥중 정치는 당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 아니다. 이를 부추기는 것도 당의 승리, 당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피해를 준다. 그래서 해당 행위"라고 했다. 

    양 최고위원의 주장은 장 대표가 유지하고 있는 결집 우선 기조와 정반대 노선을 보여준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도 중도 민심 이반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원조 친윤(친윤석열계)으로 분류되는 윤한홍 의원도 장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지난 5일 '이재명 정권 평가회의'에서 장 대표를 향해 "국정 마비가 계엄의 원인이라는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 이런 논리로 계엄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초·재선 25명 계엄 사과 공동성명에 참여한 김재섭 의원도 지난 6일 CBS 라디오에서 "12·3 비상계엄 사과와 관련해 윤 의원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좌표를 정확하게 설정해준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지층과 중도층 대다수가 지금 장 대표가 가는 길이 안 맞다고 말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선 갈등이 교차하는 가운데 장 대표는 노선 변경 대신 의견 수렴을 통한 관리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외부 논쟁으로 키우기보다 대화 틀 안에 묶어 조정하면서 당의 대응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는 접근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8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많은 분들 만나고 당의 쓴소리를 듣는 시간 가지도록 할 것"이라며 "좀 더 유연하게 여러 의원님들이 말씀해주시는 내용을 반영해서 당 운영과 내년 지방선거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 대표는 지난 6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멸공TV'에서 기존 기조를 재확인 했다.

    그는 "제가 계획했던 타임라인과 스케줄이 있고 지금까지는 제가 생각했던 것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고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꿋꿋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