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점령군" "바지 내릴까요?" 발언 이후 이미지 관리… 野 "원인제공자, 결자해지하라"
  • ▲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DB
    ▲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DB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현장 경선활동을 자제하고 경선 캠프 운영은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우한코로나(코로나19) 비상 상황을 이유로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미 점령군' '바지' 발언 논란 등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자 수세적 전략을 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방어에 집중하겠다. 다시 긴장의 끈을 조이고 비상한 조치를 준비하겠다"며 "대응 단계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최고 수준으로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저는 지방정부 책임자로서 주권자께서 부여한 책임을 최우선으로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전제한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계신 국민과 당원 여러분의 각별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정치활동 최소화, 도정에 집중"

    앞서 이 지사는 전날 고양시 생활치료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정치도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정치는 하되, 방역을 포함한 행정을 병행하고 있었고,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심각하게 흐르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정치활동과 도정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서울 여의도 극동VIP빌딩에 계약한 사무실과 관련해 "방역지침상 기자들 개방은 하지 않고, 기본 세팅도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향후 일정이 정해지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바지, 약장수 발언 거칠다"

    이 지사는 최근 당내 경쟁후보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 지사를 겨냥해 "바지 내린다는 발언, 약장수 등은 좀 거칠다. 그러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도 6일 TV 토론에서 이 지사에게 "이전에는 그렇게 자신감이 넘쳤는데 '부자 몸조심'을 하시는지 '김 빠진 사이다'가 아니냐는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역시 5일 페이스북에 이 지사를 비판하며 "'사이다 이재명'답지 못하다"고 썼다.  

    경선 과정에서 정치적 공세에 따른 이 지사의 대응은 예전처럼 날카롭지 않다. 이 지사는 오히려 "동네 북 역할을 기쁘게 감당하겠다"고 6일 페이스북에 밝혔다.

    文과 맞붙은 2017년과 달라진 경선

    이는 201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와 격하게 맞붙었다가 친문 당원 등으로부터 호되게 당했던 전례를 감안한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이번에는 당내 경쟁자들보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니 조심스러워졌다는 관측이다.

    야권에서는 그러나 이 지사가 각종 의혹에 명쾌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바지 논쟁의 원인제공자는 이 지사다. 떳떳하다면 하루속히 문제를 제기하는 분을 직접 만나 선명하게 결자해지하라"고 주문했다.

    "국민은 이 지사에게 '도대체 진실이 뭡니까?'라고 묻고 있다"고 전한 이 최고위원은 "도덕적·정치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고,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그게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