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기념관서 대선 출마 공식화… 현장에 지지자 1000여 명 운집"권력 사유화하고 국민 약탈…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다" 정권교체 다짐"국민의힘과 정치철학 생각 같다" 입당 가능성 시사… 시기·조건은 안 밝혀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 들어서고 있다.ⓒ정상윤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 들어서고 있다.ⓒ정상윤 기자
    야권 핵심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3월4일 총장직 사퇴 이후 118일 만으로,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출발" 윤석열 대권 도전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에서 물러난 후 많은 분을 만났다. 한결같이 나라의 앞날을 먼저 걱정하셨다. 도대체 나라가 이래도 되는 거냐고 하셨다"며 "저는 그분들과 함께하겠다. 산업화와 민주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국민, 그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출발하겠다"고 역설했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정부의 지난 4년간 실정을 하나하나 짚으며 맹렬히 비판했다. "4년 전 문재인정권은 국민의 기대와 여망으로 출범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 '특권과 반칙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고 환기한 윤 전 총장은 "그러나 경제상식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시장과 싸우는 주택정책,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한 탈원전, 매표에 가까운 포퓰리즘 정책 등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고 질타했다.

    윤 전 총장은 이어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 상식과 공정, 법치를 내팽개쳐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민을 좌절과 분노에 빠지게 했다"며 "정권과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이권 카르텔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책임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해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文 정권 도저히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윤 전 총장은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다. 이 정권은 도대체 어떤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이냐"라고 따져 물은 윤 전 총장은 "도저히 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분개했다.

    이어 "국민이 보는 앞에서 오만하게 법과 상식을 짓밟는 정권에 공정과 자유민주주의를 바라고 혁신을 기대하는 것은 망상"이라며 "국민은 다 알고 있다. 더 이상 이들의 기만과 거짓 선동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러면서 야권 대통합을 이뤄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우리는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의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한 윤 전 총장은 "저 윤석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다.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됐음을 감히 말씀드린다"고 다짐했다.

    윤 전 총장은 곧바로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에 "민주주의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정치 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분이라도 지성과 상식을 갖고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에 동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구체적인 입당 시기와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마치고 기념관을 나서고 있다.ⓒ정상윤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마치고 기념관을 나서고 있다.ⓒ정상윤 기자
    지지자 1000여 명 모여 "대통령 윤석열" 연호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 기자회견이 열린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는 이날 오전부터 지지자 1000여 명이 모여들었다. 회견장에는 '대한민국을 구한 윤석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한다' '미래를 책임질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 '국민도 흔들림 없이 지지하겠다'고 적힌 화환 100여 개가 세워졌다.

    전국에서 500여 명이 모였다는 '윤석열을사랑하는모임'(윤사모) 홍경표 회장은 윤 전 총장이 잠행을 깨고 나섬으로써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민초들이 막히고 답답했던 마음이 풀어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윤 전 총장이 나라를 구하는 데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지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온 윤 전 총장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연호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매헌 기념관에 모인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며 "우리가 다 함께하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충청 지역구 출신 정진석·이종배 의원을 비롯해 검사 출신인 권성동·정점식·유상범 의원 등 약 20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다. 

    유상범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달라질 나라를 바로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국민의힘 입당 관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유 의원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