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김용태 '경쟁', 박성민 '지명'… 여·야 다른 대응 방식 조명'1급 박성민'에 청년들 박탈감… "文의 공정과 정의, 이젠 야당이 한다"
  • ▲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자료사진. ⓒ뉴시스
    ▲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자료사진. ⓒ뉴시스
    헌정사상 첫 30대 보수야당 대표가 들어선 이후 정치권에서는 '청년정치' 바람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의 공약이던 '대변인 토론배틀'에 2030 후보자들이 대거 몰리며 국민적 관심끌기에 성공했고, 이 여세를 몰아 모든 세대에게 열린 '대선 정책공모'도 구상 중이다. 

    반면, 청와대가 발탁한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과 관련해서는 비판이 쇄도했다. 박 비서관과 같은 청년세대들은 인사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공정'하지 못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10여 년간 정치인생활을 한 '0선' 이 대표가 '국민의힘 수장'에 오른 과정과는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野, 청년 지도부부터 대변인 토론배틀… 與 '박성민 발탁' 논란  

    국민의힘 6·11전당대회는 당원 및 일반 국민들의 투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청년세대인 이 대표와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이 경쟁자들을 제치고 선발된 과정이다. 조수진·배현진 최고위원 등 '정치신인'들 역시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지도부에 들어갔다. 윗선에서 지명한 인사는 아니었다.

    대변인 토론배틀 과정 역시 마찬가지다. 지원자 564명이 몰린 첫 면접은 지난 24일 진행됐다. 이 대표를 비롯한 심사위원들이 이 면접을 진행했고, 면접 통과자들은 지난 27일 '16강전'에서 치열한 토론을 보여줬다. 토론 과정은 일반 국민들에게도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됐다.

    그 결과 '2030' 6명을 포함한 총 8명이 8강전 진출자로 확정됐다. 일반 국민들도 문자투표를 통해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과정에 의사를 표할 수 있다. 이 대표가 지난 26일 제안한 '정책공모' 역시 이와 유사하다. 박 비서관의 발탁 과정이 이와 대비되면서 잡음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여당은 이와 정반대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7일 오후 연합뉴스TV에서 박 비서관 논란과 관련해 "현상적으로 보면 (인사 관련) 지적이 나올 수 있지만, 9개월짜리 별정직 공무원과 행정고시를 합격하는 것과 비교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안일한 인식을 드러냈다. 청와대 청년비서관은 '1급 별정직 공무원'이다. 

    송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비상대책위원회에 발탁할 때도 26살이었다"고 지적했다.
  • ▲ 지난 27일 오후 진행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나는 국대다' 토론배틀 16강전에 참석한 이준석 대표(우)와 심사위원들. ⓒ정상윤 기자
    ▲ 지난 27일 오후 진행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나는 국대다' 토론배틀 16강전에 참석한 이준석 대표(우)와 심사위원들. ⓒ정상윤 기자
    박 비서관을 둘러싼 '청년정치' 논란은 확산 추세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박 비서관의 해임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박 비서관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박탈감닷컴' 사이트도 등장했다. 야당에서도 청와대와 여당식 '청년정치'와 관련해 자조적 목소리가 나온다.

    "文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 야당이 보여준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여당은 이를테면 '청년 할당'이라며 상징적으로 인사를 했는데, 기계적 할당은 무의미하고 공감되지도 않는다"며 "일반 국민들에게 '나와 무관한 또다른 특혜전형'으로 비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배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인재 육성에 초점을 둔 것과는 다르다"며 "아이러니하게 문재인정부의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야당이 실천하고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28일 당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들과 청년들이 느끼는 분노가 상당한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앞으로의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며 박 비서관 임명을 두둔하기 바쁘다"고 질타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동안 청와대는 청년들이 주축인 청년 TF팀을 운영한다고 밝혔고 민주당은 청년최고위원을 지명했지만, 586 세대의 앵무새 역할만 해온 이들이 청년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무늬만 내세우는 청년 정치는 오히려 2030세대를 소모해버리는 행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런 청와대와 민주당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드리겠다"고도 호언했다.

    김진태 국민의힘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컵밥으로 버티며 하루 10시간씩 공부하는 청년들 눈에 '하루아침에 1급 수직상승'이 곱게 보이겠는가"라며 "청와대는 그 좋아하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했는지, 국민의힘처럼 토론배틀로 했는지 선발 방식부터 밝히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