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버스 "1939년부터 조선의용대 활동 했다더니… 1940년 본인이 창씨+개명 신청""해방 이후인 1946년 12월24일, 미 군정 법률에 따라 원래 이름으로 되돌려"
  • ▲ 전씨 제적부에는 원래 자매 이름인 월선(月善)과 월순(月順) 이름위에 X표를 한 뒤 각각 그 옆에 일본식 이름 島次와 島一을 적었다가 나중에 일본식 이름 위에 세로 줄이 그어져있다. ⓒ뉴스버스 제공
    ▲ 전씨 제적부에는 원래 자매 이름인 월선(月善)과 월순(月順) 이름위에 X표를 한 뒤 각각 그 옆에 일본식 이름 島次와 島一을 적었다가 나중에 일본식 이름 위에 세로 줄이 그어져있다. ⓒ뉴스버스 제공
    김원웅 광복회장의 모친이자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고(故) 전월선 씨가 조선의용대로 활동하기 시작한 다음해인 1940년 경북에서 창씨개명(創氏改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어머니가 창씨개명했을 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창씨개명이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의 성과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도록 강요한 일로, 일제는 창씨개명하지 않으면 불온하고 불량한 조선사람이라는 뜻의 '불령선인(후테이센진)'이라 부르며 여러 불이익을 줬다. 

    학계에서는 창씨개명 여부와 친일 혹은 반일 사이에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본다. 

    서울 한 사립대 역사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창씨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일제에 부역했다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고, 반대로 창씨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일·항일운동을 했다는 근거 또한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 역시 창씨개명 여부와 친일의 적극성 문제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월선 씨, 1939년 중국서 항일투쟁하다 1940년 12월 창씨개명?

    문제는 전월선 씨가 창씨개명을 신청한 시점이 조선의용대에서 활동하던 시기와 겹친다는 점이다. 

    신생 인터넷 매체인 '뉴스버스(Newsverse)'는 21일 "전월선 씨의 아버지 제적부(제적등본) 확인 결과 전씨가 1940년 12월19일에 江本島次(에모토 시마츠구 또는 시마지)로 창씨개명했다"고 단독보도했다.(관련 기사: [단독] 김원웅 母 항일활동 시기 경북서 창씨개명…江本島次)

    이 매체는 그러면서 "전씨의 창씨개명 시점(1940년)은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의 수훈 근거인 조선의용대 활동 시기(1939년 이후)와 겹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전씨의 아들인 김 회장은 그간 모친인 전월선 씨가 1939년 조선의용대에서 활동한 이후 1942년 광복군에 편입됐다고 주장했다. 전씨 역시 건국훈장 애족장 포상 근거가 된 공적조서에 1939년 조선의용대에 입대했다고 적었다.

    김원웅 "1940년은 저희 어머니가 조선에 없을 때" 반박

    '뉴스버스'는 당시 '조선민사령'에 따라 호주가 창씨할 경우 일가 구성원 모두의 성이 바뀌지만, 개명은 본인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월선 씨의 경우 부친이 에모토(江本)로 창씨한 시점은 1940년 8월8일이고, 이후 가족 모두의 성이 일본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넉달 뒤인 그해 12월19일 전월선 씨는 島次(시마츠구 또는 시마지)로 개명했다. 전씨의 언니인 전월순 씨의 경우 島一 (시마카즈 또는 도이치)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바꿨다. 그때까지 전씨 부친은 창씨만 하고 개명을 따로 하지는 않았다. 전월순 씨와 전월선 씨 모두 본인이 직접 개명을 신청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 ▲ 김원웅 광복회장. ⓒ뉴데일리 DB
    ▲ 김원웅 광복회장. ⓒ뉴데일리 DB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어머니가 창씨개명했을 리가 없다"며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날 김 회장은 '뉴스버스'와 통화에서 "한국에 남아 있을 때 했는지, 중국에 가기 전에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어머니가 1939년부터는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한 자료도 있고 사진도 있다"며 "1940년은 저희 어머니가 조선에 없을 때"라고 주장했다.

    조선총독부 기록 등에 따르면 창씨개명이 강요되던 1940년대 일본식 창씨를 한 인구는 전체의 79.6%였으나, 일본식 이름으로 개명한 이는 전체 조선인의 10%에도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

    '뉴스버스' 확인 결과, 전씨 일가는 해방 이후 미 군정 법률인 '조선성명복구령'에 따라 1946년 12월24일 일본식 이름을 원래 이름으로 되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