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현실적으로 경선 연기 불가능' 입장… 22일 의총 후 최고위에서 교통정리 나설 듯
  • ▲ 2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광주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2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광주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2일 의원총회에서 대통령후보 경선 연기 여부를 논의하기로 한 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경선 연기론에 반대 의사를 견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가오는 의총에서  '끝장토론' 후 민주당 지도부가 경선 연기를 두고 재논의하기로 한 상황에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실상 결정권을 쥔 송 대표의 의중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찬반 여부 팽팽, 결정은 오롯이 송영길 몫 될 것"

    민주당 중진의원은 21일 통화에서 "의총 후 결정의 공은 당 지도부에 넘어가는 것"이라며 의총에서 연기 여부를 표결에 부치는 것은 "경선 연기로 당이 분열되는 상황에서 경선의 심판을 담당해야 할 당 대표가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의원들과 지도부 사이에서 찬반 여부가 팽팽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선 연기) 결정은 오롯이 송 대표의 몫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오는 22일 의총에서 경선 연기를 표결에 부치지 않고 의총 결과를 종합해 지도부에서 재논의 후 결정하기로 했다. 경선 연기를 표결로 결정할 경우 민주당 내 각 대선주자 캠프의 세 대결 형태를 띨 수 있는 데다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마저 찬반으로 양분된 상황에서 결국 송 대표가 개입해 교통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칼자루를 쥐게 될 송 대표는 경선 연기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송 대표는 현재 경선을 연기해야 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선 연기 여부를 놓고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원칙을 저버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대선 승리에 해롭다는 판단이다. 

    "당 쪼개지는 모습 노출에 큰 우려"

    민주당 당헌·당규는 대선 후보를 선거 180일 전 까지 정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 당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9월 10일까지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당헌에는 '상당한 사유'가 있을 시 이를 변경할 수 있도록 여지를 뒀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송영길 대표는 당헌·당규로 보나 원칙을 허무는 것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 인식으로 보나 경선 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라며 "여기에 지지하는 대선주자별로 당이 쪼개지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줄 것을 크게 우려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로 경선 연기를 바라는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송 대표가 경선 연기론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시인했다.

    최 지사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송영길 대표는 예정대로 가는 것으로 결심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송 대표가) 오는 23일 (예비후보) 등록을 준비하라고 말했다. 일정은 예정대로 가는 것으로 결심한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앞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지지하는 의원을 주축으로 하는 민주당 소속 비(非) 이재명계 국회의원 66명은 지난 18일 대선 경선 일정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요구했다. 민주당 전체 의석의 3분의 1이 넘는 의원이 경선 연기에 찬성 의사를 표시한 셈이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대선주자별로 경선 연기 여부와 관련해 상이한 의견을 보인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최 지사, 이광재 의원은 경선 연기에 찬성하는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박용진 의원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