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한국, 방역과 백신 형편 좋은데도 군인용 55만명 백신 직접 지원… '깜짝선물'" 자평野 "수만 개 일자리를 고스란히 내줘… 일자리 없는 우리나라 청년들 상실감 클 것"
  • ▲ 2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청와대
    ▲ 2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최고의 회담이었다"며 자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백신 직접 지원'과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 발표를 두고 "'깜짝선물'이었다"며 반색했다.

    문 대통령은 3박5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무리하고 한국 시간 23일 저녁 서울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文 "최고의 회담… 대접받는 느낌"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를 출발해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며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호평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최초의 해외 순방이고 대면 회담이었던 데다 최초의 '노마스크' 회담이어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면서 "바이든 대통령님과 해리스 부통령님, 펠로시 의장님 모두 쾌활하고 유머 있고 사람을 편하게 대해주는 분들이었다. 무엇보다 모두가 성의있게 대해주었다. 정말 대접받는다는 느낌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우리보다 훨씬 크고 강한 나라인데도 그들이 외교에 쏟는 정성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라며 "회담의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미국이 우리의 입장을 이해하고 또 반영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써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장병 55만명에 대한 미국의 '백신 직접 지원' 약속에 대해서도 "그야말로 깜짝선물이었다"고 평가했다.

    44조원 풀고 '55만 군인용 백신 직접 지원'에… "깜짝선물"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인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55만명의 한국군은 미군과 자주 접촉한다"며 우리 장병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직접 제공을 약속했다. 이로써 코로나 시국을 빙자해 연기해온 한미연합훈련의 정상화 여건이 마련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미국민들이 아직 백신접종을 다 받지 못한 상태인 데다 백신 지원을 요청하는 나라가 매우 많은데 선진국이고 방역과 백신을 종합한 형편이 가장 좋은 편인 한국에 '왜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하나'라는 내부의 반대가 만만찮았다고 하는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특별히 중시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성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발탁한 것에 대해서도 "기자회견 직전에 알려준 깜짝선물이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인권대표를 먼저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대북 비핵화 협상을 더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서 "성 김 대사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기여했던 분이다. 통역없이 대화할 수 있는 분이어서 북한에 대화의 준비가 되어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귀국길에 애틀랜타의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을 방문하고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日 스가는 바이든 만나 화이자 1억회분 확보… "文, 과대망상으로 포장"

    한편, 네티즌들 사이에선 "달랑 백신 55만명분 받아놓고 창피한 줄도 모른다"는 등의 비판이 나온다. 우리가 미국에 약 44조원에 달하는 '투자 선물'을 푼 것에 비해 '군인용 55만명분' 백신 직접 지원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또 앞서 일본 스가 총리가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화이자 백신 1억회분을 확보한 것도 비교평가 대상이다. 스가 총리는 '대중국 견제' 대열에 동참 의지를 확고히 밝힌 후 화이자 CEO와 통화, 백신 1억회분을 확보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소회와 자평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선 "44조 비용 지불하고 '대접 잘 받았다'니 가관이다" "군인들 백신 받은 것이 성과냐. 도대체 무엇이 깜짝선물인가. 과대망상으로 포장하고 선동한다" "중국서의 혼밥 기억이 아직도 생생할 텐데 미국서 기본적인 신사외교에도 퍽이나 감동적이겠다"는 등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에서도 "자아도취에 빠지기에는 아직 엄중한 시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안병길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55만명의 백신을 지원받는 대신 우리 기업도 44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보따리를 풀어놓았다"며 "수만 개 양질의 일자리를 고스란히 내주고 받아오는 작은 성과에 대해 일자리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청년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