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 뒤 지도체제 정비하는 與·野… 각 당 초선들은 엇갈린 행보 '선거 반성' 與 초선에 "초선 5적" 내분… 野 김웅 당권 도전에 새 바람
  • ▲ 4·7 재보궐선거 이후 각 정당이 새 지도부를 꾸리는 등 정비에 나선 가운데, 21대 초선 의원들의 행보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국회 본회의장 자료 사진. ⓒ이종현 기자
    ▲ 4·7 재보궐선거 이후 각 정당이 새 지도부를 꾸리는 등 정비에 나선 가운데, 21대 초선 의원들의 행보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국회 본회의장 자료 사진. ⓒ이종현 기자
    4·7 재·보궐선거 이후 각 정당이 새 지도부를 꾸리는 등 정비에 나선 가운데, 21대 초선의원들의 행보에 정치권이 주목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선거 승리 후 당 쇄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하면서, 일부 초선의원은 당대표 도전 의사를 밝히며 '새 시대'를 예고했다. 선거에 완패한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일부 초선의원들이 낸 '반성문'을 두고 당내 자중지란이 엿보이기도 했다.

    당대표 출마, 목소리 내는 초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물러선 뒤 새 지도부 구성을 앞둔 국민의힘에서는 초선의 당대표 출마가 기정사실이 됐다. 김웅 의원이 14일 차기 당대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하면서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초선 총회'에서 ''당대표에 나설 초선은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라'는 다른 의원의 요구에 당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이전부터 당 쇄신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등 초선의 '역할론'을 꾸준히 말해왔다. 당대표 출마 의지도 이의 연장선으로 해석됐다.

    일각에서는 초선의 당대표 출마를 두고 당권주자로 나선 기존 중진의원들과 '세대갈등'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국민의당과 통합 문제도 맞물리며 '초선의 세력화를 통한 세대교체론'이 부각됐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호영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선(先) 국민의당과 합당-후(後) 전대'에 힘을 보탰지만, 초선의원을 비롯한 일부 비대위원 등은 '선(先)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선의 세력화? 가능성 전혀 없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에서는 '초선의 세력화'에 선을 긋는 목소리가 크다. 초선이 당 개혁에 나서지만, 하나의 '계파'로 활동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21대 국회 152명의 초선의원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초선의원은 16일 오전 기준 56명이다. 

    부산·경남(PK) 지역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당에 초선의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며 "우리 당의 초선이 50명을 넘는 만큼, 초선의 역할을 분명히 있어야 하고 그 채널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초선들의 생각이 워낙 다양해 과거처럼 하나의 세력으로 뭉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수도권 지역 다른 초선의원은 "초선의 대략 절반 정도는 강한 변화를 지향한다"면서도 "계파는 이익을 위해 집단이 움직이는 것이지만, 지금 초선은 이익보다 당의 변화를 바라는 것이고, 특히 모두의 생각이 같지는 않아 초선의원이 세력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초선의원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이에 힘을 보탰다. 

    일부 중진의원은 오히려 초선의원들의 행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 서병수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4·7 보궐선거를 통해 1987년 체제가 역사적 사명을 다했다고 믿는다"며 젊은 세대의 당권주자 도전 등 당 쇄신 분위기를 사실상 독려했다.

    '조국'으로 갈라진 與, 침묵하는 지도부

    민주당의 경우, 당대표선거에 나선 초선의원은 없지만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에 나서겠다는 초선으원이 나왔다. '검찰개혁'에 앞장서온 김용민 의원이 16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최고위원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다. 그러나 이보다 '선거 패배'를 반성한 초선의원을 대상으로 민주당 내에서 '좌표 찍기'가 행해진 여파가 거세지는 분위기다.
  • ▲ 전용기·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 등 민주당 초선들은 지난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 전용기·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 등 민주당 초선들은 지난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한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료 사진. ⓒ이종현 기자
    앞서 전용기·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 등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한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고 말했는데, 이에 강성 지지층 및 일부 초선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일부 강성 지지층은 이들 초선의원을 '을사 5적'에 빗대 '초선 5적'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이는 결국 초선의원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으로도 해석됐다. 민주당 의원 174명 중 초선은 81명이다.

    이와 관련,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우려한 데 이어, 변재일·안민석·이상민 등 일부 중진의원들도 15일 성명을 내고 "생각이 다르다고 몰아세운다면 자유롭고 건강한 토론을 통한 집단지성의 발휘를 막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 비대위는 이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를 우려하며 "초선의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과거에 대해 평가하며 활발하게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당 잘못 가는 부분 문제제기 제대로 해야"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당의 변화 등을 위해서는 초선의원들이 향후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 초선의원의 당대표 도전뿐 아니라,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의혹'을 공개거론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 '초선 5적'을 향한 민주당 내 비난을 지적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 초선의원들의 쇄신 목소리가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초선의원들을 향해 "선거 패배 뒤에야 '조국 사태' 등이 문제라고 말하는데,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진작 당을 향해 목소리를 냈어야 한다"며 "각당 초선의원들 중 가장 비겁한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향후에라도) 부동산 사태 등 당이 잘못가는 부분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이어 국민의힘 초선의원을 향해서도 "당이 잘못가는 부분과 혁신이 덜 된 데 대해 문제제기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조언, 21대 국회에서 초선의원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