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연대·KBS노조 "KBS·MBC, 野 후보 겨냥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 선거 개입 소지 커"
  • ▲ 지난 26일 KBS '뉴스9'가 보도한 <복수 경작인 리포트 방송 화면." title="▲ 지난 26일 KBS '뉴스9'가 보도한 <복수 경작인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오세훈 있었다"> 리포트 방송 화면.">
    ▲ 지난 26일 KBS '뉴스9'가 보도한 <복수 경작인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오세훈 있었다"> 리포트 방송 화면.
    KBS·MBC·TBS 등 공영방송사가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야당 후보들을 향해 제기한 부동산 관련 의혹은 최대한 키운 반면, 여당 후보에게 제기된 부동산 의혹과 막말 논란에는 침묵하거나 축소보도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언론비평 시민단체 미디어연대(공동대표 황우섭·조맹기)와 KBS노동조합(위원장 허성권)은 29일 배포한 '팩트체크+ 2주차 보고서'에서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지상파·종편·보도채널 등 주요 방송사 보도 내용을 분석한 결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편향성이 두드러졌다"며 "이번 선거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야권 단일화 성사 소식은 축소보도하고, 야당을 향한 네거티브 공세에 매진하는 등 한쪽에 치우친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KBS '뉴스9', 당사자 확인·반론 없이 '목격자 주장'만 대서특필"


    미디어연대 등은 "먼저 뉴스9는 지난 26일 <오세훈 처가, 2005년 6월 개발용역 직전 내곡동 땅 '경계 측량'> <복수 경작인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오세훈 있었다"> 등의 보도를 통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 당시 현장에 나타났었다며 오 후보의 개입 의혹을 최대한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그러나 15년 전 목격자의 일방적 증언을 '특종'이라고 보도한 것은 일반적인 상식에 크게 어긋난 보도"라며 "특히 선거운동 기간 목격자를 자처하는 사람의 오래 전 기억에 의존해 특정 후보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보도를 당사자 확인이나 반론도 없이 보도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뉴스9는 같은 리포트에서 오 후보에게 반론권을 주지 않고, 오 후보 측에서 문제를 제기한 다음날(27일) 반론 내용을 보도했다"며 "이는 악의적·편향적 보도로, 방송 공정성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리포트는 철저하게 오 후보를 향한 민주당의 공세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오 후보 측이 박 후보를 공격하는 포인트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며 뉴스9의 편파성을 거듭 주장했다.

    "MBC '뉴스데스크', 與 후보 정책은 홍보… 野 후보 의혹은 부풀려 보도"


    미디어연대 등은 MBC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를 향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들 단체는 "뉴스데스크는 여당 후보 정책은 홍보하고, 야당 후보 의혹은 부풀리는 식으로 민주당 후보 입장을 더 많이 반영한 보도 행태를 보였다"며 "특히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이슈에서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은 상세하게 전하고, 오 후보와 국민의힘 측 해명과 반박은 간단하게 처리하는 식으로 양적·질적으로 심각한 불균형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반면 "박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과 막말 논란 등에 대해서는 침묵했다"며 "사실상 은폐 수준의 보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연대 등은 또 "이명박정부 때 민간인 사찰 문건을 입수한 뉴스데스크는 당시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를 향해서도 연일 맹공을 퍼부었다"며 "박 후보가 사찰에 관여했다는 증거도 없이, '~(사찰) 보고를 받았을 것' '~알았을 것' 같은 가정을 전제로 한 민주당의 정치공세를 검증도 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뉴스데스크는 지난 24일 <단독보도 박형준 정무수석 때도 국정원 사찰 문건 14건 보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형준 정무수석 배포 국정원 문건(2010년)'이라는 자막을 보여줌으로써 마치 박형준 당시 수석이 직접 작성해 배포한 것처럼 오인하도록 만들었다"며 "이러한 보도는 선거방송심의규정 제5조(공정성) 제1항, 제8조(객관성) 제1항, 제12조(사실보도) 제1항 위반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與만 띄우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세뇌방송'처럼 느껴져"


    박한명 미디어연대 정책위원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권 심판론이 커지면서 야권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KBS와 MBC 등 공영방송사들은 야당을 겨냥한 네거티브 폭탄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보도 행태는 이들 방송사가 여권이 짜놓은 프레임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박 정책위원장은 "TBS의 간판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역시 여당친화적 방송으로 '편파의 극치'를 달렸다"며 "진행자 김어준 씨는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에게 각종 의혹을 덧씌우고 부풀린 반면,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연일 감싸고 띄워주는 모습을 보여 마치 유권자를 상대로 '세뇌방송'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