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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라도 괜찮아" 2030 주식 몰빵… '주식 중독'도 지난해 급증

지난해 '주식 중독' 20대 전년비 233% 급증… 미래가 불안한 청년들, 대출 끌어 주식 투자해도 "괜찮다"

입력 2021-03-03 16:12 | 수정 2021-03-03 18:12

▲ 20~30대 청년층이 주식 투자에 빠지면서 주식 중독으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찾는 청년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20·30대 청년세대의 주식 투자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와 문재인 정부 들어 급등한 부동산 가격에 불안함을 느낀 청년들이 빚을 내서라도 주식 등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으로 투자에 중독되는 청년 또한 급증하는 상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20대가 신규 주식계좌의 37.8%를 개설해 전 연령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30대도 28.6%로 비중이 높았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지난달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코로나19 이후 금융 투자를 개시하거나 재개한 비율은 20대가 29%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30대(20.5%), 40대(20.2%), 50대(12.6%) 순으로 뒤를 이었다.

취업 힘들자 주식 투자로 수익 "굳이 취업 안 해도..."

청년들이 주식 투자에 빠지는 이유는 불안한 사회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의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8만2000명이나 줄어들었다. 특히 20대의 고용률이 4.2%p나 급락해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갈수록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돈을 벌 기회조차 사라지자 주식 투자를 통해서라도 수익을 얻고자 하는 청년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이근호(26) 씨는 3일 "취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1년가량 놀던 와중에 주변에서 주식을 한다고 하기에 지난해 하반기 부모님 돈을 빌려 시작했다. 최근 매달 100~150만 원의 수익을 낸다"며 "백수일 때는 사회적 낙오자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주식 투자로 사회초년생 월급과 비슷한 돈을 버니 부모님 얼굴 볼 면목이 생겼다. 굳이 취업에 목 매고 싶지도 않다"고 털어놨다.

월급만으로 미래 꿈꿀 수 없는 직장인, 투자는 필수!

직장인들도 더이상 근로소득만으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너도 나도 주식 투자에 뛰어든다. 문재인 정부 들어 무섭게 치솟는 집값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꾸기도 힘든 데다 월급만 모아서는 결혼 자금을 준비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1월12일 ~ 2월15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월대비 1.71% 상승했다. 이는 월간 기준 2008년 4월의 2.14%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주택 가격 상승률도 수도권의 경우 1.17%로 2008년 6월(1.80%) 이후 가장 높았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전월대비 0.67% 상승해 2019년 12월(1.24%)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에 다니는 전성민(30) 씨는 "부모님께 물려받을 재산도 없고 코로나19로 월급마저 줄어든 이 힘든 상황을 타개하려면 주식 투자밖에 방법이 없다"며 "은행 이자가 워낙 낮으니 요즘 같은 시대에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빚 내서 주식 투자,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를 하는 청년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말 기준 20·30대 청년층의 가계 대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8.5% 증가해 다른 연령층의 증가율(6.5%)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인 김하영(여·29) 씨는 "지난해 5월 적금 2개를 해약해 해외주식을 샀는데 수익이 깜짝 놀랄 만큼 많이 났다"며 "주식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은행 대출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 테니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것이 나쁜 선택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주식 중독 20대 233% 급증, 10대 중독자도 생겨

이렇게 주식 투자 광풍이 불다 보니 주식 중독 등의 문제로 전문센터를 방문하는 청년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 중독으로 센터를 찾은 20대는 236명, 30대는 579명이다. 전년도 20대 73명, 30대 323명에 비해 각각 233%, 79%나 늘어난 수치다. 또한 2018년과 2019년에 주식 중독으로 상담받은 10대는 단 한 명도 없었으나 지난해에는 25명이 센터를 방문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취업 등 진로가 불투명한 청년층 사이에서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는 집 장만 등 미래를 대비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 투자·투기심리가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이어 "특히 젊은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도 많고 주변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주식 투자와 같은 사회적 현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는 "주식도 과하게 몰입하면 도박과 증상이 유사하다"며 "도박 수준으로 주식에 중독됐다 싶으면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으므로 전문 상담을 받아야 한다. 상담은 1336번으로 전화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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