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1년 6개월 만에 전격 사퇴인요한 "진영 논리, 국민·국가 힘들게 해"신동욱 "일방적 정치 구도 속 역할 한계"비례 승계자 이소희 변호사 자동 승계
  • ▲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다수 의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이 입법·정치 전반을 주도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공식 선언했다.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정치 구도에서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에 한계를 느꼈다는 판단이 깔린 결정으로 해석된다. 인 의원은 지난해 4·10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뒤 약 1년 6개월 만에 의정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

    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기관이자 국민 봉사자로서 거취에 대해 숙고 끝에 내린 결단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지난 1년 반 동안의 의정 활동을 마무리하고 국회의원직을 떠나 본업에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희생 없이는 변화가 없다"며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본업 복귀해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치 상황과 관련해선 "진영 논리만을 따라가는 정치 행보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국가 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흑백 논리와 진영 논리는 벗어나야지만, 국민 통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계엄 이후 지난 1년간 이어지고 있는 불행한 일들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극복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130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기여와 헌신해 온 저희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한다"며 "특히 인도주의적 실천은 앞으로도 제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그동안 부족한 저를 따뜻하게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기자회견 직후 같은 당 신동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인 의원의 사퇴 결정 경위에 대해 "그동안 고민을 많이 해 온 것으로 안다"며 "지도부도 만류했고, 저도 만류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에 대표를 만나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고 있고, 대표도 많이 만류했지만 의견을 굽히지 않은 듯하다"고 전했다.

    신 의원은 사퇴 결단의 직접적 배경에 대해 "일방적으로 떠밀려가는 정치 상황에서 더 이상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겠다라는 (생각에), 이렇게라도 어떤 의사 표현을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문제는 전혀 아니고, 지금 여야 상황, 국회가 정상적으로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 누군가 희생이 필요하다, 그래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퇴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인 의원의 심경에 대해 "지금 양극단 정치 구도에서 본인이 생각했던 정치가 제대로 안 된다는 아쉬움이 컸던 것 같고, 의료 전문가로 영입된 분이라서 의료 문제를 비롯해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런 부분이 뜻대로 안 풀렸다는 아쉬움을 많이 느끼신 것 같다"고 전했다.

    사퇴를 오래 전부터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최근에도 문득문득 만나면 고민의 흔적이 되는 말씀은 하셨지만, 그것이 사퇴까지 생각한 정도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며 "결단 자체는 그렇게 오래된 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도부에 공식적으로 알린 시점도 "거의 어제오늘 사이"라고 했다.

    한편, 인 의원이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으면서 비례대표 다음 순번인 이소희 변호사가 의원직을 승계할 전망이다. 이 변호사는 현재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 의원은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 출신으로, 2023년 10월 23일 김기현 전 대표 재임 시절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발탁돼 당 혁신 작업을 이끌다 42일 만에 물러난 바 있다.

    당시 그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이후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8번을 배정받아 국회에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