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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죽 칼럼] 文정부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과 北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주민 대상, '자유의 숨결' 유입 차단 공통점 있어… 우연인지 필연인지, 제정 시기도 둘 다 작년 12월

이죽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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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19 07:17 수정 2021-02-19 13:51

▲ 2016년 1월 북한인권단체들이 경기도 파주시 인근에서 북으로 날려보낸 대북전단. ⓒ정상윤 기자

"남한 영상물 유입·유포는 최고 사형에 처하고, 시청은 기존 징역 5년에서 15년으로 강화했다... 영상물뿐 아니라 도서⋅노래⋅사진도 처벌 대상이고, '남조선 말투나 창법을 쓰면 2년의 노동교화형(징역)에 처한다'는 조항도 신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녘에서 지난해 12월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들어있는 내용이라고 한다. 엊그제 이 나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됐다고 했다.

북녘 세습독재정권 유지·연장의 최대 관건적 요소는 두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주민들에 대한 '정보 통제' 아니겠는가. 자유의 숨결과 물결이 주민들 사이에 스며들면, 거짓과 위선으로 세워진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존재와 '최고 돈엄(豚嚴)'의 권위는 모래성 같이 일순간에 무너져 내릴 테니까.

물론 저런 법이 없었던 시절에도 이런저런 폭압적 장치를 가동하여 외부로부터의 정보 유입과 주민들 사이의 정보 흐름을 막아왔지 않았던가. 특별히 '지난해 12월'에 제정한 이유가 무얼까?

흔히 '우연(偶然)의 일치(一致)'라는 말을 쓴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란 옛말도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들 한다.

이어서 '이심전심(以心傳心)'을 읊어대며,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저잣거리의 점잖지 못한 표현도 한번쯤 떠올려본다. 그 이상은 나가지 않는 게 여러모로 좋을 듯하다. 여하튼 간에….

시계 바늘을 지난해 6월로 되돌려봤다.

"인간 추물, 똥개, 쓰레기…, 그것들이 기어 다니며 몹쓸 짓만 하니 이제는 그 주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

북녘의 '백도혈통(百盜血統)' 누이가 '로동신문'에 담화를 냈다고 했다. 여러 단어들이 얽혀 있어서 그런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읽는 이'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이어지는 남녘의 언론 기사와 연결 지으면 금세 요해(了解)가 될 법한데….

"그러자 통일부는 약 4시간 30분 만에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어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법률안(가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대북 삐라는 백해무익한 행위'라고 했다….

이제는 희미한 기억 속에만 남아있지만, 그 후 여러 곡절을 겪으며 반년여의 세월이 흘렀었다. 아무개 일간지 기사의 일부분이다. 다소 긴 느낌이지만, 축약할 능력이 모자라 그냥 적는다.

"더불어민주당이 12월 14일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일명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표결로 강제 종결하고, 이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 표결 결과 재석 187명 가운데 찬성 187표가 나왔다. 이 법안은 대북전단 살포 등으로 남북합의서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행위와 함께 북한에 대한 시각매개물(게시물) 게시도 처벌 대상이 된다…."

경위야 어찌 됐든 간에, 결과적으로는 북녘 주민들(이 나라 헌법상 엄연한 국민들)에게 자유의 숨결과 물결이 미치지 못하게끔 남북녘 정권이 합작한 모양새가 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은 합리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6월부터 요새 며칠 전까지 만해도 '삐라 금지법'은 북녘 누이의 앙칼진 권유(일각에서는 하명(下命)이라고 했다)에 따라 '문주주의(文主主義)' 원칙에 입각하여 만들어진 걸로 알려졌지 않은가. 그래서 그런지 이런저런 논란이 나라 안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까지 확산되었었다. 그런데….

북녘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이름마저 어마어마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제정되었다고 한다. 북녘의 주민들은 이래저래 정보조차도 '자력갱생(自力更生)'하는 자주적(?)인 삶을 계속 이어가야 할 처지가 더욱 굳어져 버린 거 같다.

그나저나 이 나라 국민들은 그저 무심히 지나칠 뻔했다. 씁쓸하지만, 그나마 이 나라에 '문의(文意)의 전당'이라도 있어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존재한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글쎄, '의회문주주의(議會文主主義)'의 또 다른 쾌거(快擧)라고나 할까? 그건 그렇다 치고….

남녘에서 '삐라 금지법'이 '문주적(文主的)'으로 통과되고 불과 두 달여밖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야당과 자유 시민단체들의 활발했던 규탄·반대 움직임은 어느새 잠잠해 진듯하다.

양키나라 의회(하원)에서 2월말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라는 소식만 간간히 들리고 있다.


그러나…,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이 북녘에 자유의 삐라를 살포해 왔던 개인과 단체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란 건 이미 널리 공감대가 형성돼 있질 않나. 결코 잊혀지거나 묻혀져서는 안 될 인류 보편적인 가치와 직결된 중차대한 쟁점이 아니던가.

더구나 북녘 세습독재정권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통제·억압하는 역대급 반인권·반인륜적인 악법을 제정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다시 불을 지필 때가 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나라 안의 힘을 모으고, 국제적인 연대를 한층 강화할 방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생명과 권리의 보전을 위한 투쟁은 단순히 서로 다른 이념들 간의 정신적 투쟁에 국한될 수는 없다. 이 투쟁은 육체적 견인불발(堅忍不拔 : 굳게 참고 견디어 마음을 빼앗기지 아니함), 피와 땀, 수고와 눈물을 요구하고 있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80년 전(前) 외침이다.


- 李 竹 / 時事論評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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