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오성규, 가장 악독한 2차 가해자… 임명권자 이재명 결정 지켜보겠다"
  • ▲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18일 오전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18일 오전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2차 가해자인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이 공공기관 수장으로 임명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페이스북 캡처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이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공모에 지원해 최종 임명 절차를 밟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 전 실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유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단체는 "성폭력 2차 가해자의 공공기관 원장 임명은 절대 안 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오 전 실장 스스로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공모 신청… 중기부 장관 승인만 남아

    오 전 실장은 시민단체 '환경정의' 출신이다. 서울시설공단 본부장과 이사장을 거쳐 2018년 7월부터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지난해 7월까지 서울시 비서실장을 지냈다.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공모는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진행됐다. 오 전 실장은 스스로 공모에 신청해 서류심사·면접·공개 검증을 거쳐 이사회 선임의결 등 모든 절차를 통과하고 최종후보자로 선정된 상태다. 이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의 승인과 이 기관 이사장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임명 절차만 남았다.

    문제는 오 전 실장이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오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 23일 SNS에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과거 박 전 시장에게 보낸 자필편지를 공개했다. 그러자 여성단체들은 피해자를 향한 명백한 2차 가해라며 크게 반발했다.

    "오 전 실장이 가장 끈질기고 악독하게 2차 가해 앞장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8일 오전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2차 가해자인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이 공공기관 수장으로 임명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오 전 실장의 원장 취임 관련 결재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오 전 실장은 박 전 시장의 사후에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선봉에 선 서울시 6층 사람들 가운데 한 명으로, 그중에서도 가장 끈질기고 악독하게 2차 가해에 앞장섰다"며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입장에 선 인권위를 상대로 공개사과 요구도 하고 조사 불응을 선언했을 뿐만 아니라 '고소인 측의 4년 성폭력 주장 또한 그 진실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얘기하는 등 명백한 2차 가해를 행했다"고 규탄했다.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사무국장은 "성폭력 2차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아무런 사회적 책임도 지지 않고 공공기관의 수장으로 승인된다면, 피해자를 고통 속에 몰아넣은 사람은 아무 타격 없이 잘살고 오히려 피해자만 손해를 본다는 사회적 인식이 광범위하게 형성될 것"이라며 "평범한 노동자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피해자가 아직 일상으로 돌아오지도 못한 상황에서 대권 도전을 앞두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 해명은 "내정‧낙하산 절대 아냐"

    이러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의 주장에 경기도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중기부·경기도‧안산시로 구성된 원장추천위원회가 전형을 진행했고, 후보자의 경영계획 발표(PT) 자료를 공개하는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며 "최종 승인 결정은 중기부에서 한다. 내정이나 낙하산 등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기테크노파크는 중기부‧경기도‧안산시가 공동출자해 설립했으며, 이 지사가 이사장, 윤화섭 안산시장이 부이사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