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확진자 600명 다시 넘자 총리 "방역의식 해이"… 65세 이상 취약계층에 "2분기 중 접종"
  • ▲ 지난 2020년 1월부터 올해 2월 14일까지 전 세계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 추이(왼쪽)와 누적 확진자 수 추이(오른쪽)ⓒ김수정 기자. 자료는 월드오미터 참조.
    ▲ 지난 2020년 1월부터 올해 2월 14일까지 전 세계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 추이(왼쪽)와 누적 확진자 수 추이(오른쪽)ⓒ김수정 기자. 자료는 월드오미터 참조.
    백신 접종을 본격화한 나라가 늘면서 전 세계 우한코로나(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최근 급격히 줄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설 연휴가 끝나고 다시 확진자가 늘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방역의식이 해이해진 탓”이라며 국민을 직접 겨냥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일일 확진자가 84만5696명을 기록한 지난달 8일을 기점으로 코로나가 가파르게 진정되는 추세다. 지난 15일에는 26만4984명으로 내려왔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 후반에서 30만 명 초반을 오가던 지난해 9~10월 수준이다. 특히 지금까지 상승하던 속도보다 떨어지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점이 두드러진다.<그래프 참조>

    "미국, 15일까지 5000만 명 접종… 영국 1560만 명"

    우한코로나 백신 접종이 처음 실시된 것은 지난해 12월8일 영국에서였다. 의료전문지 '데일리팜'에 따르면, 15일(영국시간) 기준 전 세계 우한코로나 백신 접종자는 1억7794만 명에 달한다. 

    데일리팜은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종합한 것”이라며 "국가별로는 미국의 접종자가 가장 많아, 15일까지 5288만 명이 1회 이상 접종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연합(EU) 2134만 명, 영국 1560만 명, 이스라엘 645만 명, 브라질 524만 명, 브라질 524만 명 등의 순이다. 중국은 2월9일자 통계로 4052만 명이 접종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17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날 국내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일본은  안전성 확인을 위해 일단 의료진 4만여 명을 대상으로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는 4월부터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OECD 국가 중 백신 접종 시작 '꼴등'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등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뉴질랜드·호주·일본·콜롬비아 등 5개국이다. 일본이 접종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포함 4개국으로 줄었다. 뉴질랜드와 콜롬비아는 20일, 호주는 22일 접종을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오는 26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국가 출하 승인된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오는 26일부터 전국 5873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접종을 실시한다. 대상자는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등 27만2131명이다.

    정부는 그러나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인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는 뾰족한 백신 공급책을 내놓지 못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15일 "예방접종위 위원 15명 중… 10명이 만 65세 이상은 조금 더 근거를 확인한 뒤 (AZ백신을) 접종하자는 수정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정부, "65세 이상 고령자는 2분기 접종한다"는데 

    정 청장은 그러면서 "만 65세 이상 접종은 늦어도 2분기를 넘기지 않을 예정"이라며 "추가 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경우라도 국내 유행상황을 고려해 백신 접종 이득을 함께 판단하고, 다른 백신 접종도 검토해 우선적으로 맞을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17일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서도 별다른 복안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4월 정도에는 접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2분기 안에는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이 전부였다.

    설 연휴가 끝난 뒤 우리나라 일일 확진자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설 연휴 전날인 10일 하루 확진자가 504명이었고, 연휴에는 줄었다가 16일에는 621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증가세를 두고 정 총리는 "살얼음판을 걷는 방역상황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해이해진 방역 의식"이라고 국민을 겨냥했다.

    확진자 느니 국민 탓… 정세균 "방역의식 해이해져"

    정 총리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거리 두기 단계가 완화된 지 오늘로 사흘째"라며 "새벽 5시부터 문을 연 클럽에서는 마스크 쓰기와 춤추기 금지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고, 영업시간 제한으로 밤 10시에 술집이 문을 닫으면 숙박업소로 옮겨 술자리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이어 "정부가 거리 두기 단계를 낮춘 것은 방역을 느슨하게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다. 방역은 더 철저하게 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생계를 유지하도록 고심 끝에 마련한 대안"이라며 "3차 유행을 확실히 제압하고 안정된 상황에서 백신 접종과 새 학기를 시작하려면 국민 여러분께서 '참여방역'으로 함께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