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 뉴스 편파 진행 의혹' 아나운서·편집기자 감사"
  • ▲ 지난해 10월 10~11일 방송된 KBS1라디오 오후 2시 뉴스 큐시트와 기사 내용. ⓒKBS노동조합 제공
    ▲ 지난해 10월 10~11일 방송된 KBS1라디오 오후 2시 뉴스 큐시트와 기사 내용. ⓒKBS노동조합 제공
    "시간 관계상 문장을 생략할 수도 있다"며 '여권 편들기 논란'에 휩싸인 자사 아나운서를 두둔했던 KBS가, 해당 아나운서가 '북한에 불리한 기사'까지 삭제했다는 추가 의혹이 드러나자 뒤늦게 감사에 착수할 뜻을 밝혔다.

    KBS "아나운서의 원고 축약·생략 관행, 개선할 것"


    2일 KBS는 "지난해 12월 김모 아나운서의 라디오 뉴스 진행 논란이 발생한 이후 심의평정지적위원회와 노사 공방위 등 사내 절차를 진행해 왔지만, 추가적인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본격적인 감사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감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고, 해당 아나운서와 라디오 뉴스 편집기자 등 관련자들이 제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KBS는 "그동안 김 아나운서는 주말 오후 2시 1라디오에서 방송되는 5분 뉴스를 진행해 왔다"며 "지난해 12월 논란 발생 즉시 라디오 뉴스 진행 업무에서 배제조치 했고, 추가적으로 주말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도 중지시켰다"고 덧붙였다.

    KBS는 아나운서의 뉴스 진행시 시간상 제약으로 인한 축약과 생략 등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점을 개선해 재량권과 협의의무사항을 명문화할 예정이다. 또한 라디오 뉴스 편집기자가 아나운서와 사전, 사후, 실시간 협의를 거쳐 뉴스를 방송할 수 있도록 업무 매뉴얼도 정비할 계획이다.

    "北·여권에 유리하도록… 아나운서가 원고 멋대로 수정·방송"


    KBS노동조합에 따르면 김 아나운서는 지난해 10~12월 △합동참모본부가 '북한 열병식'을 포착했다고 밝힌 속보 △북한 열병식을 비판한 각종 외신 보도 △오토 웜비어 가족이 발표한 '김정은 정권 규탄 편지' 내용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 대한 야당 의원 발언 △검찰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GPS 기록을 확보했다는 기사 등 20여건의 큐시트 원고를 임의로 삭제한 채 방송했다.

    반면 북한의 심야 열병식을 전한 뉴스에서는 "김정은이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낸다고 밝혔다"는 '원고에 없던 내용'을 추가해 읽었다.

    김 아나운서가 야당 의원의 발언 등을 의도적으로 생략했다는 논란이 일자 KBS는 지난해 12월 23일 1차 보도자료를 통해 "라디오 뉴스는 마지막 날씨 기사까지 방송될 수 있도록, 편집자와 협의 없이 아나운서가 방송 중 문장 일부를 생략하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사실관계 파악도 없이 KBS의 신뢰도를 훼손하려는 내·외의 시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KBS노조 "원문에 없던 '김정은 발언' 추가‥ 배후 세력 의심"

    이와 관련, 시민단체 '공영방송을 사랑하는 전문가연대(공전연)'와 함께 김 아나운서를 방송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허성권 KBS노조위원장은 "취재기자는 기사를 작성할 권한이 있고, 라디오 뉴스 편집기자는 방송 기사 원고를 편집할 권한이 있지만 아나운서는 그렇지 않다"며 "아나운서는 방송 원고를 있는 그대로 전달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발한 기사 횟수와 기간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행위가 상습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특히 원본 기사에 없던 '북과 남이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는 김정은의 발언을 추가한 것이 과연 김 아나운서 개인의 판단이었겠느냐는 합리적 의심도 해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