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년사… 부동산정책 24번 실패한 뒤 첫 사과 "2월부터 전국민 무료 백신" 또 장담
  •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두고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 후 부동산정책을 24번이나 내놨지만 모두 실패하자 결국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부동산시장 상당히 안정"이라더니 1년 만에 대국민 사과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특별히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 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문 대통령은 "민생 회복과 안전망 확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부동산정책에 자신감을 드러내며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2019년 '국민과의 대화' 방송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언급했고, 지난해 신년사와 기자회견에서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 "지금 부동산시장은 상당히 안정이 되는 것 같다"고 낙관론을 펼친 바 있다.

    1년이 지난 이날 문 대통령이 주거불안에 따른 여론 악화를 의식한 것은, 30%대로 떨어진 지지율이 거듭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부터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가 공급 확대에 주안점을 두는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비본질적"이라는데… 文 "방역 협력해야"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답보상태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추진 의지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남북은 손잡고 함께 증명해야 한다"며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문 대통령은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한-아세안 포괄적 보건의료협력'을 비롯한 역내 대화에 남북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춰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멈춰 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 김정은이 최근 제8차 당대회에서 정부가 주장하는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방역협력과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등을 '비본질적인 문제'라고 선을 그었음에도 문 대통령은 방역협력 등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제안했던 '종전선언'은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정치분야 관련 발언을 예년보다 크게 줄였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관련 있는 권력기관 개혁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혁된 제도를 안착시켜 나가겠다"고 원론적으로만 언급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문제도 연설문에 포함하지 않았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탈정치를 검토한다'는 설을 부인했지만, 실제로 민감한 사안에는 말을 아꼈다.

    "주가 3000시대" 자찬

    문 대통령은 경제회복과 관련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고 주가지수도 2000선 돌파 이후 14년 만에 3000선 시대를 열었다"며 "우리 경제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한코로나 백신과 관련해서는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 다음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체 백신 개발도 계속 독려하겠다. 백신 자주권을 확보하겠다"고 역설한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개발한 치료제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2021년은 우리 국민에게 회복의 해, 포용의 해,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