備核·秘核·肥核·飛核化는 계속되는데...‘소중한 성과’ 운운하며 평화 타령만감당할 수 없을 만큼 머리 위엔 핵무기...국민들은 ‘분노’밖에 달리 할 일이 없는가
  • 李 竹 / 時事論評家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와 사이에 이뤄낸 ‘소중한 성과’가 차기 정부로 잘 이어지고,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엊그제 양키나라의 바이든인지 나이든인지 당선자를 축하하면서 하신 말씀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나이든 양반네와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한-미동맹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을 강조하셨다고 한다. 이에 나이든 양반네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언급했다고.

      그저 듣기에는 매우 달콤한 말씀들이다. 특히 북녘의 ‘비핵화’와 관련한 ‘지금까지의 소중한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인구(人口)에 널리 회자(膾炙)되고 있질 않은가.

      나라를 대표하는 세 분의 훌륭하신 스타 배우들이 때로는 셋이서 함께, 어떤 경우에는 둘씩 돌아가며 만나 악수도하시고, 포옹도 하시면서 깊은 정을 나누셨다.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며, 그 무슨 ‘선언’과 ‘합의’들을 탄생시켰다. 실시간 중계와 대문짝만한 기사들... 세간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버라이어티 쑈가 여러 차례 벌어졌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지, 종종 그 무슨 ‘친서’(親書)라는 분홍빛 러브레터가 오갔다. 그 러브레터를 흔들어대며 보란 듯이 자랑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북한이 1년에 5, 6개의 핵무기를 제조한다고 가정하면 지금 핵무기는 최소 30∼40개로 짐작할 수 있다. 이것도 상당히 많지만, 미 정보기관과 다른 전문가들은 더 큰 숫자를 제시한다. 일부는 최대 120개를 예상한다...”

      “미국 국방대학 산하 국가전략연구소(INSS)는 북한이 핵탄두를 최대 60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남한과 일본, 동중국 도시들을 위협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도 약 650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달 북한 노동당 창건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이 북한의 기존 ICBM인 화성15호보다 길이와 직경이 큰 것으로 볼 때 북한이 다탄두재돌입탄도비행체를 탑재할 만한 기술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 2척을 현재 건조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정원은 지난달 10일 북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9종 76대를 공개했다’며 ‘사상 최대 규모’라고 분석했습니다...”

      드디어 그간 ‘백도혈통’(百盜血統)이 ‘선대(先代)의 유훈(遺訓)’에 맞춰 추진해온 ‘비핵화’가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듯하다. 아니 이미 크고 확실한 열매를 수확하는 중이다. [#수차례에 걸쳐 무딘 펜 놀림을 했었지만, 또 다시 ‘북녘의 비핵화’를 주절거림에 널리 이해를 구한다.]

      북녘의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입장에서는 환호의 악수와 포옹, 그럴듯한 선언과 합의와 러브레터[친서]를 가림막으로 하여, 막 뒷켠에서 ‘비핵화’를 차질 없이 진행해 온 것이다.
      ①핵무기를 만들어서 쌓아 두었다.[備核化] ②그리고 깊숙이 꼬불쳤다.[秘核化] ③ 또한 그 양과 질을 계속 늘려오고 있다.[肥核化] ④이제는 필요한 거리만큼 날려 보낼 확실한 수단까지 마련했다.[飛核化]

      그런데도...
      이렇듯 ‘소중한 성과’가 양키나라의 ‘차기 정부’로 이어지고 발전하길 바란다고?

      양키나라의 나이든 당선자께서는 후보자 토론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회담을 통해] 북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핵 능력 축소한다고 동의하는 조건으로만 김정은과 만나겠다...”

      말꼬리 잡기라고 눈을 흘길지 모르겠으나, ‘동의만 하면’ 만나겠다는 뜻인가? ‘백도혈통’(百盜血統)이 포옹·악수·선언·합의·친서가 없어서 ‘비핵화’[①②③④]를 이어갔는가? 그까짓 ‘동의’ 쯤이야 셀 수 없이 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 ‘소중한 성과’가 ‘차기 정부’로 이어지지 말라는 보장은 1도 없다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감히 주장한다.
      나이든 당선자이니 재선(再選), 뭐 이딴 건 관심 밖일 수 있으니, 최소한 버라이어티 사기극(詐欺劇)은 벌리지 않을 거라고? 한 번 기대해 볼까? 그러나...

      ‘도’통령이건, 나이든 당선자이건 이 나라 ‘국민’(國民)이 아니다. 양키나라의 이익(利益)을 충실히 대변하는, 대변하겠다는 양반네들이란 점을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개 일간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목(耳目)을 끌기 위해 북한이 연내에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군사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미(美)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북녘의 이른바 ‘군사 도발’에 대한 양키나라의, 또한 나이든 당선자의 반응은 어떨까? ‘백도혈통’(百盜血統)은 비릿하게 웃으며 예측하고 있을 게다.

      “그래 봤자... 양키놈들이 별수 있겠나. 대화나 하자고 조르겠지...”

      도발 전후(前後)에 항공모함이나 몇 척 동해 먼 바다에 띄어놓던가, 스텔스 폭격기를 이 나라 상공에 날리면서 “하지마! 하면 혼난다!”고 나발 불어대는 정도일 거라고 이미 역사적 경험을 통해 충분히 학습해 왔질 않는가. 그렇다면...

      그 ‘소중한 성과’를 이어가고 싶어 안달인 ‘촛불정권’에 기댈 수도 없는 이 나라 ‘국민’들은 어찌해야 하나? 이미 머리 위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핵무기가 얹혀 있는데... 양키나라의 입장에서야 북녘의 핵무기가 협상의 대상일지 모르겠으나, 이 나라 ‘국민’들에게는 ‘위협’ 그 자체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은 발가락 끝에 붙들어 매어놓으라고? ‘조공(朝貢) 주도 평화’와 ‘대화(對話) 주도 국방’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흔들림 없이 추진될 테니?
      저 멀리 북녘에 있는 핵무기에 대한 걱정보다, 과태료가 두려워 상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답답함에서 벗어날 궁리나 하라고?
     
      짙어가는 가을... 동맹(同盟)인 양키나라의 큰 선거 결과를 지켜보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기분이 더욱 우울해 지는 건 스산한 바람 때문만은 아니지 싶다.

      내년 예산안에는 이름 모를 ‘민간단체’들을 통한 3,400여억 원의 ‘대북 민생협력 지원’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대북 쌀 지원을 위한 1000여억 원도 편성되어 있단다.

      다시 한 번 허공에 대고 묻는다.

      이제 이 나라 ‘국민’들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분노’, 그 뿐일까?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