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 상무위, 11일 결의안 채택… 홍콩 민주파 의원 '전원 사퇴'로 맞서
  • ▲ 지난 6월 4일 천안문 사태 당시 민주화 희생자들에 대해 추념하는 홍콩 입법회 민주파 의원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6월 4일 천안문 사태 당시 민주화 희생자들에 대해 추념하는 홍콩 입법회 민주파 의원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공산당이 '애국심이 없다'고 판단되는 홍콩 입법회(국회) 의원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을 홍콩 행정당국에 부여했다. 홍콩 당국은 즉각 민주파 입법회 의원 4명의 자격을 박탈했다. 민주파에 속하는 야당 의원들은 전원 사퇴한다고 맞섰다.

    홍콩 민주파 입법의원 4명 피선거권 박탈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11일 “홍콩의 독립을 지원하거나 홍콩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통치권 거부, 홍콩에 관한 외세 개입 요청,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하는 등 ‘애국심’이 없는 입법회 의원은 홍콩특별행정부가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는 규정을 의결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전인대 결의 내용은 홍콩 관보에 실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이 말하는 애국심이란 “중국 공산당 정부를 향한 존경, 중국이 홍콩을 통치하는 것 지지, 홍콩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지 않는 일”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중국 전인대는 이 같은 결의를 채택하고, 홍콩 당국에 그 권한을 위임했다.

    홍콩 당국은 즉각 “애국심이 없다”는 이유로 앨빈 융, 쿽카키, 데니스 궉, 케네스 렁 등 4명의 민주파 입법회 의원의 자격을 박탈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단순히 의원직을 상실한 것이 아니라 피선거권을 완전히 빼앗긴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민주화투쟁 앞장섰던 민주파 의원

    입법회 의원직을 빼앗긴 4명은 지난해 7월 입법회선거에 앞서 중국과 홍콩 당국이 요구하는 ‘충성맹세’를 하지 않았다. 또한 미국을 찾아 홍콩 민주화를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홍콩 입법회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이 중국과 홍콩에 ‘충성맹세’를 하지 않으면 출마 자격을 받지 못한다. 때문에 이들 4명은 지난 9월 입법회선거에 출마했지만 입후보 자격을 얻지 못했다.

    중국과 홍콩의 비민주적 조치에 민주파 입법회의원 15명은 “12일 집단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민주당의 우치와이 대표는 “더 이상 홍콩을 일국양제 체제라 말할 수 없게 됐다”며 민주파 진영 전원이 의원직 사퇴 후 대정부투쟁에 나설 뜻을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AP통신은 “중국은 지난 7월 홍콩에서 보안법을 시행하며 국제사회를 놀라게 한 바 있다”면서 “이번 일로 나머지 민주파 의원 15명이 전원 사임하겠다고 나섬으로써 오랫동안 지역 금융 허브이자 자유민주주의의 보루였던 홍콩에서 긴장이 고조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