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평가 반영, 또 다른 학종 우려"… "서울대 2023학년도 정시전형안 반대" 기자회견
  • ▲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와 '정시확대추진전국학부모모임' 회원 4명이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이종현 기자
    ▲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와 '정시확대추진전국학부모모임' 회원 4명이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이종현 기자
    "서울대 정시는 죽음의 전형이다!"

    학부모단체들이 서울대학교가 발표한 '2023학년도 정시전형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대가 지난 28일 발표한 이 전형안은 △정시전형 선발인원 확대 △정시에 지역균형전형 신설 △정시에 교과평가 반영 등을 골자로 한다. 학부모단체들은 서울대가 예고한 교과평가 방식이 평가자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고 비난했다.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와 '정시확대추진전국학부모모임' 회원 4명은 30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종천국 서울대는 뒤늦게 철들어 공부하는 아이들에게는 한 치의 미덕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며 "서울대의 2023학년도 정시전형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학부모들 "서울대 정시전형, '깜깜이' 방식… 논란 여지 많아"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는 "서울대 전형 예고안의 교과평가 방식은 정량평가가 아닌 '깜깜이' 방식의 정성평가"라며 "정성평가는 점수를 평가하는 기준이 모호하고 불투명한 데다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정성평가는 학생부에 기재된 이수 교과목, 내신등급, 학생부 세부 특기사항을 기반으로 평가해 A·B·C의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학계에서는 과거에도 정시에 내신을 일부 반영하기도 했으나 정성평가의 경우 논란의 여지가 있어 도입하지 않았다는 것이 박 대표의 주장이다.

    박 대표는 "새롭게 바뀌는 정시 일반전형은 1단계에서는 수능점수만으로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수능점수 80점과 교과평가 결과 20점을 더한 100점으로 계산해 선발한다"고 설명한 박 대표는 "교과평가의 반영 비율이 얼마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합격선 근처에서는 수많은 수능 동점자가 경합하는 만큼 실질적으로 합격을 좌우하는 것은 수능이 아니라 교과평가 점수"라며 "내신 경쟁에 뒤쳐진 학생들은 수시뿐 아니라 정시 경쟁에서마저 낙오하게 돼 합격의 희망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 개탄했다.
  • ▲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 ⓒ이종현 기자
    ▲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 ⓒ이종현 기자
    "학생들 부담·고통 크게 증가할 것"… 교육부에 문제 해결 촉구

    서울대의 이 같은 입시전형이 수험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박 대표는 "해당 입시전형이 시행되면 수능·교과를 포함해 학생부 세부 특기사항란을 채우기 위한 온갖 활동까지 어느 것 하나 소흘히 할 수 없게 된다"며 "이로 인해 학생들의 정신적·신체적·경제적 부담과 고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체들은 그러면서 교육부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대의 2023학년도 전형안 예고를 묵과한다면 다른 대학들도 곧 이를 모방할 것"이라며 "정시 확대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개악의 전형안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정시 40%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인정해 서울대에 고교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할 자격을 주는 것은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에 교육부가 동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막대한 국민 혈세를 쏟아붓고도 입시를 더욱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게 만드는 것을 지켜보기만 한 교육부는 직무유기"라고 질타한 학부모단체들은 "교육부는 이번 서울대의 꼼수 예고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묵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는 "작년 이맘때쯤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이 지시한 정시 비율 상향이 단순히 사나운 여론을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한 것이었나"라며 "(대통령이) 학생부전형으로의 과도한 쏠림에 의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고통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다면 서울대의 이번 전형안 예고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