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1일 '합의' 3년 지나서…21일 외통위 국감서 "중국과 약속 안 했다" 강조
  • ▲ 남관표 주일대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위원회의 화상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날 남 대사는 이른바 '3불 약속' 관련해
    ▲ 남관표 주일대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위원회의 화상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날 남 대사는 이른바 '3불 약속' 관련해 "중국에 그런 약속해준 적 없다"고 말했다.(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민주 맘대로 국감] "지금 의원께서 제가 3不 약속을 해줬다고 하는데, 어디에서 제가 3不 약속을 해줬다고 말씀하시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남관표 주일본 대사가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화상 국정감사에서 한 발언이다. 남관표 대사는 지난 2017년 10월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재직할 때 이른바 '3불 합의'(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문)를 발표한 바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3불 약속이 잘한 결정이라고 보나"란 질문에 남 대사는 "약속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남 대사의 이 발언이 있은 뒤, 국민의힘 의원들은 3불 약속 여부에 대해 남 대사에게 집요하게 캐물었지만, 남 대사의 대답은 "중국에 약속도 합의도 한 적 없다"는 것으로 일관했다.

    "3불 약속 잘한 결정이었나" 질의에 남관표 "3불 약속 해준 적 없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중국의 BTS 생트집 사건을 접하면서 사드 사태가 자연스럽게 떠올려진다"라며 3불 약속에 대한 질의를 꺼냈다. 정 의원은 남 대사에게 "3불 합의를 기억하시나. (남 대사가)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재직 시절에 직접 발표하셨다"라며 "몇 년 지났는데 잘한 결정이고 잘한 합의라고 생각하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결정이었나"라고 물었다. 

    질의를 받은 남 대사는 "3불 약속을 해 준 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정 의원이 "그때 우리가 사드 관련해서 3불 약속을 했다는 것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는데 그걸 부인하는 건가"라며 "현대판 삼전도 굴욕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중국의 사드보복이 엄중했기 때문에 소나기는 피해가자는 심정으로 국민들이 참았는데 중국의 사드보복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BTS 사건을 보면 그렇다"라고 남 대사를 몰아붙였다.

    남관표 "그냥 3가지 우려를 담은 것… 어디에 '약속'이 있나"

    이에 남 대사는 정 의원에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하며 3불 약속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남 대사는 "양국이 최종 협의의 결과를 포함한 문서에 보면 3불 약속이 아니다. '3불'이란 말도 우리가 만들어낸 이야기"라며 "정확한 것은 3가지 우려다. 합의문에 보면, '중국이 그런 문제에 대해 입장과 우려를 천명했고, 우리 측은 그간 한국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혀온 관련 입장을 다시 설명했다.' (라고 돼 있다) 여기 어디에 약속이란 게 있나"라고 답답한 듯 말했다.

    이에 정진석 의원이 "그럼 우리는 중국에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군요"라고 확인하자 남 대사는 "약속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의원이 "그럼 그동안 국내 보도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네요"라고 묻자 남 대사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정 의원이 다시 "아, 그럼 우린 중국에 약속한 게 없네요"라고 재차 확인했다.

    "3불 약속, 전혀 근거없는 개념… 왜 중국에 유리하게 해석하나"

    그러자 남 대사는 "이런(당시) 협의에서 중국 측이 원하던 것이 있었을 것이고, 우리 측은 해줄 수 없는 선이 있다. 그래서 이런 워딩(표현)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혀온 관련 입장'이란 것은 문재인 정부 이전에 이미 공개적으로 발표됐던 입장을 다시 한 번 중국 측에 설명해 준 것이다. 약속이 아닌데, 합의가 끝나자마자 중국 외무부에서 이 합의문을 올리면서 '약속' 비슷한 워딩(표현)을 썼다. 그래서 저희들이 강력히 반대해서 2시간만에 내려왔다. 그러고나서 우리 언론이 3불약속이란 말을 썼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남 대사는 억울하다는 듯 항변을 계속 이어갔다. "3불 약속은 전혀 근거가 없는 개념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이 왜 중국에 유리하게 약속이라고 해석하나"라며 "이 문제는 제가 돌아와서 약속과 관련된 부분을 설명을 드렸는데도 3불 약속이라는 근거없는 개념이 대한민국에서 떠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럼 MD 참여해도 약속 위반 아닌 것?" 질의에 "약속한 게 없는 데 무슨 약속 위반"

    질의 차례가 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다시 한 번 3불 약속 여부를 확인하는 질의를 했다. 조태용 의원은 남 대사에게 "3가지 사안에 대해 약속을 해 준 적 없다고 지금 말씀하셨다"라고 말을 꺼내자 남 대사는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조 의원이 "그럼 한중 간에 '합의'한 것이냐"라고 묻자 남 대사는 "합의한 것 없다"라고 거듭 확인했다. 

    조태용 의원이 이어 "그러면 사드 추가배치, 미국의 MD체제에 참여하는 것, 한미일 군사동맹 등에 관해 한국이 차후에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중국이 약속 위반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죠"라고 묻자 남 대사는 "약속이 없기 때문에 약속 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