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에 나타났다" 취재기자 사진 올려… "아파트 '앞'이 무슨 사생활이냐" 논란에 모자이크
  • ▲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5일 자신을 취재하러 아파트로 찾아온 기자의 얼굴·전신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정부·여당의 '네 편 좌표 찍기' 논란이 재차 불거졌다.

    "현관 앞에 언론사 기자가 나타났다" 기자 얼굴 공개

    추 장관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 아파트 현관 앞에 한 언론사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나타났다"며 "(기자가) 출근을 방해하므로 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집에서 대기하며 일을 봐야겠다"고 적었다.

    추 장관은 글과 함께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기자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 2장을 게시했다. 해당 사진의 기자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이미 한 달 전쯤 법무부 대변인은 '아파트 앞은 사생활 영역이니 촬영 제한을 협조 바란다'는 공문을 각 언론사에 보냈다"며 "그런데 기자는 그런 것을 모른다며 계속 '뻗치기'를 하겠다고 한다"고 썼다.

    "지난 9개월간 언론은 아무데서나 저의 전신을 촬영했다. 사생활 공간인 아파트 현관 앞도 침범당했다"다고 하소연한 추 장관은 "마치 흉악범 대하듯 앞뒤 안 맞는 질문도 퍼부었다. 이 광경을 보는 아파트 주민들도 매우 불편하다"고 적었다.

    좌표 찍기 성공? 기자 신상공개 주장하는 秋 지지자들

    추 장관의 게시물에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약 1100개의 댓글이 달렸다. 추 장관 지지자들은 "실명을 공개해 개망신 줘야 한다" "아파트 분리수거 오물쓰레기통에 버려달라" "걸어다니는 쓰레기" "추미애 건들면 혼난다"는 등 해당 기자의 신상을 파헤치자는 주장과 함께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반면 추 장관과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은 댓글로 "기자 때문에 불편한 적 없다"고 적었다. 그러자 추 장관 지지자는 "알바·관종·간첩인 거 안다"고 즉각 추 장관 엄호에 나섰다.

    "오만한 생각 전제된 글"... 추미애 주장 조목조목 반박도

    추 장관의 글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댓글도 달렸다. 한 네티즌은 "아파트 내부도 아니고 '앞'이 언제부터 사생활 영역이 됐는가"라며 "사진촬영이 '출근 방해' 사유로 적합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질문을 퍼붓는 행위'가 '흉악범을 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무슨 과대망상인지 모르겠다"며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현직 장관에게 질의하는 것이다. 어떤 질문을 퍼부었는지는 빼놓고 본인에게 유리한 사실만 썼다. 내 편이 아니면 다 적폐로 보고, 언론으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오만한 생각이 전제된 게시글 같다"고 비판했다.

    정부·여당의 이른바 '네 편 좌표 찍기'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처음에는 해당 기자의 얼굴이 찍힌 사진을 그대로 게재했다 논란이 일자 뒤늦게 모자이크 처리했다.

    앞서 이재정·정청래·홍익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페이스북에 기자 실명을 적시한 글을 게시하며 비판이 제기됐다.

    이재정 의원은 지난달 9일 자신의 라디오 인터뷰 발언 인용이 잘못됐다며 여러 명의 기자 이름을 태그했고, 홍익표 의원은 지난 8월24일 '한은 총재 불러놓고 "기준금리 올려서 아파트값 잡으라"는 여당 의원들' 기사와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모르고 썼으면 무능한 기자고, 알면서 이렇게 기사 제목 잡고 쓰면 기레기 소릴 듣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