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2장 47줄 간곡한 편지에, 답장은 1장 15줄… 서명도 프린트, 내용도 "기다려달라" 원론만
-
- ▲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고교생 아들 이모 군에게 자필이 아닌 컴퓨터 '타이핑'으로 답장을 보내 유족을 홀대했다는 논란이 일었다.눈물의 '손편지'에 '타이핑 답장' 보낸 文앞서 이군은 지난 5일 문 대통령에게 "지금 저희가 겪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유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3일 등기우편으로 보낸 A4용지 한 장짜리 답장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편지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면서 "아드님도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편지 말미의 서명은 친필이 아닌 프린트로 돼 있어, 문 대통령이 정말 친필로 썼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A씨 아들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분량은 A4용지 2장에 47줄 분량이었지만, 문 대통령이 보낸 답장은 A4용지 1장에 15줄 분량으로 알려졌다. 유족인 공무원 친형 이래진 씨는 대통령의 답장이 그동안 언론 등에 노출된 수준 이외에 크게 새로운 내용이 없는 데다, 대부분 원론적 견해에 그친 대답이었다고 실망감을 표출했다.靑 "관례상 타이핑, 논란 이해 안 가"청와대는 14일 이번 답장과 관련 "야당과 일부 언론이 타이핑이라는 점을 문제 삼는데, 왜 논란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서한은 원칙과 관례상 타이핑으로 씌어진다"며 "대통령이 먼저 메모지에 육필로 쓴 다음 비서진이 받아서 타이핑한 뒤 전자서명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강 대변인은 이어 "이번뿐 아니라 외국 정상에 보낸 친서도 마찬가지"라며 "대통령에 오는 외국 정상의 친서도 타이핑을 한 것이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프란체스코 교황의 서한 역시 타이핑이었다"고 부연했다.김근식 "편지만 있고 진정성은 없어"그러나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공무원 아들의 육필 편지를 받아놓고 기계적으로 답장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편지만 있고 진정성은 없다"며 "피격 공무원 아들의 손편지와 대통령의 타이핑 편지. 진정성과 애절함이 뚜렷이 대조된다"고 지적했다.김 교수는 "펜으로 직접 꾹꾹 눌러쓴 아들의 애절한 손편지와 타이핑으로 쳐서 프린터로 출력한 대통령의 의례적 인쇄물 편지. 대통령 친필서명조차 없는 활자편지.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뿐"이라며 "'나도 마음이 아프다' '위로한다' '기다려보자'는 내용도 이미 대변인을 통해 전달된 대통령의 워딩 그대로"라고 비난했다.김 교수는 이어 "이미 대변인이 전달한 내용을 그대로 반복해서 타이핑치고 출력한 편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내용과 형식 모두 아버지 잃은 아들의 슬픔을 위로하기보다는 편지 보냈다는 형식적 면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野 "북한엔 성의 다해 종전선언 속삭여"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구두논평을 통해 "북한에는 성심과 성의를 다해 종전선언을 속삭이면서도, 우리 국민에게는 희망고문만 되풀이하는 대통령에 유가족과 국민들은 자괴감만 커진다"고 한탄했다.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국민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지켜줄 대통령이 없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답장이 컴퓨터로 타이핑한 글이라니 내 눈을 의심했다. 유가족을 이렇게 대놓고 무시해도 되는가"라고 비판했다.조 의원은 "최소한 친필로 유가족에게 진심을 담았어야 했다"며 "아직까지 유가족을 찾아가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일이라도 당장 찾아가 진심으로 애도하고 북한의 만행에 대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