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차벽'까지 치더니… 한글날 연휴 지나자마자 '1단계'로 완화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전국적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조치 완화 결정 배경과 관련해 "이번에 방역 완화 조치는 우리가 코로나를 방역의 통제 속에 둘 수 있다는 자신감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각국에서 여러 가지 비상 조치를 강화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매우 예외적으로 선방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아직 우한코로나 사태와 관련,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추석연휴 이후 대전·인천·전북 등 지역에서 가족 만남을 통한 감염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집단감염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위기극복 유전자를 가진 국민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성공한 나라로 나아가겠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코로나 속에 경제를 살리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조정한 것은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황과 함께 감염 재생산지수가 낮아지는 등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고, 중증 환자 감소와 병상 확충 등 의료인력도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며 "정부도 이번의 방역 완화 조치가 계속적인 방역 완화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도록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코로나 장기화로 많은 국민께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오랜 방역 강화 조치로 가중되고 있는 민생 경제의 어려움과 국민 피로감도 종합적 고려했다. 다만 고위험 다중이용시설 등의 방역 관리는 한시의 빈틈도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7명이다. 국내 지역사회감염 확진자 68명에 해외유입 29명을 더한 수치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8일부터 두자릿수를 기록했지만, 100명에 육박한 수치를 보였다.

이날 확인된 신규 환자들은 추석특별방역기간(9월28일~10월11일) 마지막 날 확진된 환자들이다. 전북에서는 지난달 22일부터 10월5일까지 추석연휴 기간 본가가 있는 경기도 안양에 다녀온 20대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대전에서는 지역내 385번째 확진자의 접촉자 중 6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추석연휴 기간 식사 등 모임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집단감염의 확진자 중 1명이 다니는 대전 시내 한 어린이집에서도 감염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어린이집 원아 3명, 교사와 직원 4명이 감염됐다.

또 집단감염이 발생해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중인 부산 부산진구 한 종합병원에서도 확진자가 1명 더 늘었다. 이 종합병원에서는 지표환자를 포함해 총 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김병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확진자 숫자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정부가 거리 두기 완화조치로 언급한 기준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기도 하다"며 "지난 여름 코로나가 진정세를 보이던 때에 정부가 방역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임시 공휴일을 지정, 외식쿠폰·소비쿠폰을 뿌리던 한심했던 대응이 재발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