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의도는 조국-윤미향-추미애 수사 막는 것… 힘 없고 돈 없는 서민에게 엄청난 불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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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웅 국민의힘 의원. ⓒ박성원 기자
10월 7일부터 3주간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21대 국회 개원 초기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 수로 18개 상임위를 독식했다. 이 때문에 21대 국회에서 의회민주주의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야당, 특히 초선들의 역할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초선은 151명으로, 51%에 달한다. 본지는 21대 첫 국감 기간 주목할 만한 야당 초선 의원들을 인터뷰해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포부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인 김웅(50·초선·서울 송파갑) 국민의힘 의원이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21대 첫 국정감사 '데뷔' 무대를 준비 중이다.검사 시절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던 동료들이 좌천되는 모습을 지켜본 김 의원은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라. 우리는 민주시민이다"라는 말을 남긴 채 지난 1월 검사직을 내던져 주목받았다. 이후 정치권에 영입된 김 의원은 21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송파갑 후보로 공천받아 당선됐다.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사법연수원(29기) 시절 애인(현 부인)이 보낸 '냉면 먹고 싶다'는 문자 하나에 보던 시험을 내팽개치고 뛰쳐나간 전력이 있다. 그런데도 시험 성적이 좋아 연수원 성적은 600명 중 5% 안에 들었다고 한다.이처럼 사랑을 위해 시험을 포기할 만큼 넘치는 열정을 가진 김 의원이 21대 '국감 데뷔'를 앞둬 기대된다.하지만 김 의원은 자신의 살아온 길과는 달리 환경노동위원회에 배정돼 정치권의 의아함을 자아냈다.이와 관련, 김 의원은 5일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검사 시절에도 계속 구독하던 것이 '매일노동뉴스'"였다며 "검사로서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분야는 노동 사건이었다. 그리고 노동법은 워낙 어렵고 복잡하므로 일부러 신경 써서 공부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우리 당 환노위에는 법률가 출신이 부족하다"며 "수권정당을 표방하는 정당에서 노동과 환경에 대한 이해와 연대가 부족하면 안 된다. 이에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상임위가 환노위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최근 불공정의 화두로 떠오른 '인국공 사태(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고용)'와 집중호우 기간 정부의 댐 방류 실패, 배달대행업체 '라이더'들의 산재보험료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이를 위해 "최근 해임된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한국수자원공사의 댐 관련 담당자, 배달대행업체 라이더 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의 박정훈 위원장을 이번 국감에서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말했다.정치권에 입성 후 첫 포부로 "대한민국 사기공화국 최정점의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김 의원은 "환노위에서도 국민을 속이는 일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며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기 위해서는 매우 어렵고 지루한 싸움이 계속돼야 한다. 지금 하는 의정활동들이 그 싸움을 위한 준비단계"라고 강조했다.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조국·윤미향·추미애에 대한 수사를 막는 것이 검찰개혁 아니냐"면서 "지금 정권이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개혁이라는 명목하에 저지른 여러 악법은 곧 힘 없고 돈 없는 서민들에게 엄청난 불공정의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때 누가 그 사태에 책임져야 하는지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또 "존경하는 선배 의원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라고 밝힌 김 의원은 "국회의원은 무엇보다 실력이 있고,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며 "그 두 가지 측면에서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김도읍 의원을 모델로 생각하고 따라가려고 한다"고 말했다.자신과 동향 출신이자 순천고 5년 선배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예전에는 친했는데 지금은 여당 원내대표와 야당 초선의원 사이여서 가까이하기 어렵다"며 "김 원내대표가 국회 원 구성이나 법사위원장 문제, 여야 간 협의에 대해 자신들이 야당 시절 주장했던 대로만 해달라"고 당부했다. -
-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2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첫 전체회의에 참석해 고용노동부 소관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김웅 의원 페이스북
다음은 김 의원과 일문일답.- 검사 출신 김웅은 왜 법사위가 아닌 환노위를 지망했나?"우리 당 환노위에는 법률가 출신이 부족하다. 수권정당을 표방하는 정당에서 노동과 환경에 대한 이해와 연대가 부족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상임위라고 생각했다. 또한, 현재 정권과 여당은 법사위에서 사법제도를 개혁할 의지가 없다. 그저 정권을 보위하고 자신들의 비위를 숨기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지저분한 정쟁의 조연이 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내가 법사위에서 여당을 반대하면 '검찰개혁 프레임'으로 몰아가기 쉬울 것이었다. 그런 정략적 함정을 조심해야 했다."- 정치권에 입성한 후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겠다"고 공언했는데."사기 카르텔은 생각보다 크고 그 뿌리도 깊다. 가장 무서운 점은 대의와 정의를 부르짖는 사람들이 그 사기극의 숨겨진 연출자라는 것이다. 결국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기 위해서는 매우 어렵고 지루한 싸움이 계속돼야 한다. 지금 하는 의정활동들이 그 싸움을 위한 준비단계라고 생각한다. 환노위에서도 국민을 속이는 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댐 관리 실패로 인한 수해 사건이 묻히고, 인천국제공항공사 문제도 불공정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또 배달대행업체 '라이더'들의 산재보험료 문제 등 이러한 것들을 하나씩 파헤치는 것이 수백 번 반복돼야 하지 않겠는가?"- 과거 대기업에서 왕따 당하다 식물인간이 된 아들을 둔 어머니가 회사에 항의하다 구속돼 도와준 적이 있다. 노동 이슈에 관심이 많았나?"그 사건은 벌써 15년이 지난 사건이다. 검찰 시절 사건을 처리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나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그 사건은 비교적 좋은 결과를 낸 것이다. 당시 차장검사였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노력도 적지 않았지만, 결국 우연히 좋은 결과를 낸 것이다. 노동 이슈에는 원래 관심이 많았다. 내가 검사 시절에도 계속 구독하던 것이 '매일노동뉴스'다. 가장 좋은 복지는 교육과 일자리라고 생각한다. 검사로서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분야는 노동 사건이었다. 그리고 노동법은 워낙 어렵고 복잡하므로 일부러 신경 써서 공부를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관심이 더 늘어난 것 같다."- 배달대행업 등 '플랫폼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다. 이들의 문제점과 대책은 무엇인가?"지금의 노동법은 19세기 공장노동을 모델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시대의 변화에 많이 뒤처진다. 배달 라이더들은 누가 보더라도 노동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현재의 노동법과 우리나라 판례에 의하면 노동자로 포섭되기 어렵다. 고용계약이나 구체적인 업무지시, 근태관리, 노무에 사용하는 도구의 소유권, 전속성, 4대 보험 가입 등 모든 지표가 근로자성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가장 근원적인 노동자라고 볼 수 있다. 도구의 소유권 같은 지표도 달리 생각해야 한다. 플랫폼 배달노동자에게 노동의 도구는 오토바이가 아니라 배달 플랫폼 시스템이 그 알고리즘이라고 봐야 한다. 앞으로 긱 경제(Gig Economy·임시직 경제)나 플랫폼 노동은 더 확산될 것이다. 플랫폼 라이더들은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든 펭귄과 같은 존재들이다. 이들의 보호가 앞으로 급증하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을 보호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거기에 맞는 새로운 노동법이 개발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이들을 노동자에 포섭시키는 입법작용을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은 당장 급한 산업재해로부터 이들을 보장하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번 국감에서 최근 해임된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수자원공사의 댐 담당자, 배달대행업체 라이더 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의 박정훈 위원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구본환 전 사장에 대해서는 여당에서 상당히 반대하는 것 같다."- 존경하거나 친하게 지내는 인물이 있다면?"국회의원은 무엇보다 실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 그 두 가지 측면에서 볼 때 김도읍 의원은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김도읍 의원의 상임위 활동을 직접 지켜보면 김도읍 의원이 얼마나 법률지식에 해박하고 날카로운 논리를 지녔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늘 자신의 이름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것을 줄곧 느꼈다. 그래서 모델로 생각하고 따라가려고 한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잘생겼다.순천고 5년 선배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예전에는 친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아무래도 여당 원내대표와 야당 초선의원은 가까이하기 어려운 사이 아니겠는가. 특별히 당부할 것이라고는, 뭐든 예전에 야당 시절에 주장했던 말대로만 해달라는 것이다. 국회 원 구성이나 법사위원장 문제, 여야 간 협의 모두 야당 시절에 자신들이 했던 말대로만 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지금 '검찰개혁'은 무슨 의미가 되었는가? 조국·윤미향·추미애에 대한 수사를 막는 것이 검찰개혁 아닌가? 지금 정권이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개혁의 명목하에 저지른 여러 악법들은 곧 힘 없고 돈 없는 서민들에게 엄청난 불공정의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때 누가 그 사태에 책임져야 하는지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그런 사기극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수사권은 무서운 공권력이다. 자신들이 쥐고 있으면 자신들의 충견인 것 같지만 언제든 자신들을 향한 칼날이 될 수 있다. 많은 권력자가 자신의 호위대에 의해 암살당하지 않았는가. 권력을 분산하고 통제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권력자에게도 유리한 개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