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막가파 행동, 태생적 뻔뻔함과 썩은 방송 존재 탓…"공정방송" 떠드는 언론노조, 부끄러운 줄 알아야
  • ▲ 강규형 명지대학교 교수·前 KBS 이사. ⓒ뉴데일리DB
    ▲ 강규형 명지대학교 교수·前 KBS 이사. ⓒ뉴데일리DB
    어느 정권이건 황당한 자화자찬을 하고 거기에 대해 엉뚱한 변명을 했었다. 그런데 현 정권은 도가 지나쳐서 뻔뻔함이 극단적인 수준까지 갔다. 예전에는 기본적인 양심과 체면, 그리고 무엇보다 염치가 있어서 그런 짓을 할 때는 부끄러워하는 기색이라도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특유의 '배째라' 정신과 막무가내 대응으로 한국 정치사의 신기원을 이루어나가고 있다. 이제는 아예 변명을 안 하거나, 해도 대충 성의 없이 그냥 마구 내지른다. 수사를 받는 권력자들은 과거처럼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오히려 기세등등 적반하장의 자세다. 세상에 이런 정권이 있었던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8일 법무부가 전날 단행한 고위간부 인사에 대해 "인사가 만사!" "특정 라인·특정 사단 같은 것이 잘못된 것" "출신 지역을 골고루 안배했다" "아무런 줄이 없어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검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줬다" 등등의 어안이 벙벙한 자평을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줄을 잘 선' 친정권 인사들을 중용했고, 검찰의 최고 요직인 소위 '빅4'(서울중앙지검장·법무부 검찰국장·대검 공공수사부장·반부패강력부장) 직책에 호남 출신 검사들을 전면 포진시켰다. 그러고서도 지역 안배니 줄 없는 검사들 배려니 하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얘기했다.

    부끄러움 모르는 文정권… 유사전체주의 추구

    이임하는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권력형 비리는 사라졌다"는 경악스러운 얘기를 입에 침도 안 바르고 했다. 사실은 '권력자들의 비리를 제대로 수사 못 하게 정권이 필사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가 옳은 표현 아닌가. 이런 것들이 바로 염치없는 아무 말 던지기의 사례이다.

    감사원·검찰·방송통신위원회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가져야 하고, 그래서 이 기관의 장들에게는 임기가 보장된다. 문 정부도 입으로는 이들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가증스러운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였다. 현 정권의 수족처럼 노는 민변 출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독립성을 최소한이나마 지키려는 최재형 감사원장에겐 정권에서의 비열한 사퇴 압력이 쏟아지고 있다. 친(親)정권인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감사위원으로 집어넣기 위해 무려 세 번씩이나 지명하면서 압력을 넣었다. 이렇게 감사원장 권한과 감사원 중립성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면서도 자기들이 뭐를 잘못하는지도 모른다. 자유민주주의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이 인권이니 민주니 떠들고 살았다는 게 창피한 일이다.

    검찰은 어떤가. 야권에서 임명하지 말라던 윤석열 검사를 무리하게 검찰총장에 앉히고는 자기들의 사냥개 노릇을 충실히 안 한다고 마구 밀어내려는 언행들이 난무한다. 권력에서의 독립성은커녕 오히려 검찰 장악을 통한 유사전체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권력에 대한 감시자(watchdog) 역할을 해야 할 방송과 다수 언론들은 오히려 권력의 애완견으로 행동한다. KBS 내 '검언 유착' 오보에 관한 '진상규명위원회' 활동은 땅바닥에 떨어진 KBS의 위신을 조금이나마 살리려는 노력이다. 그런데 권력을 장악한 KBS2노조(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지부)가 이런 활동을 오히려 "동료에게 칼을 겨누는 행위"라고 맹비난하며 그 혐오스러운 사건을 덮으려 한다. 언론노조는 '공정 방송'이니 나발이니 하는 낯 뜨거운 얘기는 아예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KBS·YTN 등 다수 언론들, 감시자 아닌 정권 애완견 전락

    약속을 어기고 한국에 피해를 준 북한의 통보 없는 황강댐 방류가 "그럴 만한 사정이 있을 거"라는 황당무계한 변호를 하면서, 오히려 1000만 달러를 지원한다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북한 지원에 대해 미국과 미리 논의가 됐다는 허언(虛言)까지 했다가, 그것이 거짓임이 밝혀졌어도 아무 해명도 없다.

    이러한 막가파 행동이 나오는 이유는 현 정권의 태생적 뻔뻔함도 있지만, 이런 언행을 오히려 방어해주는 썩어 빠진 방송과 언론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달 15일 '문재인 퇴진 집회'는 우중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런데 경찰 추산과 YTN 보도는 겨우 500명이 모였다고 했다. 한국방송사에 신기원을 이룰 망언이 아닌가. 소위 '조국 장관 수호 집회'에 무려 200만 명이 모였다는 거짓말을 게거품 물고 떠들었던 방송과 일부 사이비 언론들 식으로 따지면 한 500만 명이 모였다고 왕창 과장해도 무방하다. 그 근거는 '딱 봐도' 500명이 아니라 500만 명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 정권을 지지하는 비이성적인 '대깨문'(대가리 깨져도 문재인 지지층)이 두텁게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어울려 한국 사회는 염치없는 정권의 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