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한창 독올라 있다지만...세월이 저들 편 되기엔 너무 많이 흘러갔는데순간의 착각이 영원한 쪽팔림으로 연결될 수도
  • 李 竹 / 時事論評家

      1970년대 왜국(倭國)에서 크게 성공한 공상과학 만화영화가 있었다. 이 나라에서도 TV로 방영(放映)되어 무척 인기를 끌었다. 이 만화영화의 특징은 무기(武器)와 복장, 역할과 성격이 제각기 다른 5명의 대원이 팀을 이루어 인류와 지구의 적(敵)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이들의 대리부모도 조연(助演)으로 등장한다.
      아직도 그 다섯 주인공의 인형과 무기(武器) 장난감은 계속 팔리고 있다는데...

      그 만화영화를 흉내 낸 실화(實話)가 이 나라에서 절찬리(?)에 펼쳐지고는 중이라고들 수군거린다. 다만 5형제 대신 ‘다섯 남매’가 대원으로 등장하고, 이에 더하여 그 ‘다섯 남매’를 거느린 가장(家長)이 주연(主演)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합세한단다. 인류와 지구의 적(敵)에 맞서는 대신, 이 나라 ‘국민’(國民)들과 싸운다고.
      특히 ‘다섯 남매’는 가장(家長)을 위해서 싸우기도 하면서, 가장(家長)의 강력한 지휘와 지원을 받는 것이 원작 만화영화와는 약간 다르다고 한다. 그러니까 패러디라고 하질 않나.
      굳이 제목을 붙이자면, ‘독오른 5남매’라고 한다든가...

      우선 직(職)이 나라 ‘곳간 지킴이’란 대원이 있다. 하지만 직(職)과는 달리 주특기가 ‘곳간 털이 하수인’이라고 한다. ‘우한폐렴’(武漢肺炎) 덕분이지만, 근간에도 곳간 문을 추가적으로 활짝 열 채비를 마쳤다. 그 무슨 추경(追更)을 한 해 네 차례나 하는 것은 1961년 이후 59년 만에 처음이란다.
      물론 그간 3차례 연이어 재미를 보신 그 가장(家長)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란 게 정설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대원의 무기(武器)가 언제 적부터 ‘추경’(追更)이 돼버렸지만, 생색은 항상 가장(家長)의 몫이어야 한단다. 그래도 ‘추경 독박’은 그 대원이 쓸 게 확실시된다고.

      ‘아파트 가치 올리기’에 재주가 남다른 여(女)대원은 전임자(前任者)의 성적을 이어받아 승승장구(乘勝長驅)하고 있다. 스물두 번이나 연승(連勝)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어느 프로 야구단의 연승 기록과 얼추 비슷하다고 한다. 그 연승(連勝)의 영광을 막바지에서 한껏 누리고 있는 참이다. 이제 23연승을 향해 쾌속 항진 중이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값이 새 임대차 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계속 오르며 57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은 63주 연속 상승하며 불안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그 여(女)대원은 힘주어 외치고 있는 중이란다.
      “전세시장이 지금은 불안하지만 몇 개월 있으면 안정을 찾을 것이다.”
      23연승... 거의 확실시 된다고. 24연승을 기대해 봄직도 하다.
     
      3번째 대원은 그 무슨 ‘운명 공동체’라는 이웃으로부터 ‘우한폐렴’(武漢肺炎)이 건너오지 않았다면, 크게 존재감이 없었을 것이다. 그 돌림병 초기에 이런 주장도 했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었다. 애초부터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이라는 뜻...”

      요즈음에는 이 나라 의사(醫師)들과 싸움을 하고 있단다. 엉뚱함과 전격(電擊) 공격이 무기(武器)라면 무기라고.
      돌림병 와중에 느닷없이 ‘4대락(樂) 의료정책’을 내뱉었다. 여럿 의사들과 많은 ‘국민’들은 ‘4대악(惡) 의료정책’이며 무서운 꼼수가 숨어있다고 반발하고 있다는데...
      최근에는 가장(家長)께서 힘을 보태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 간에 편 가르기까지 해주셨건만, 제대로 먹히지 않은 채 승산(勝算) 없는 싸움이 계속되고 있단다.
      그 대원의 무기(武器)인 엉뚱한 전격전을 언제 다시 펼칠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결국 전격전도 그 가장(家長)의 영역이겠다마는...

      소싯적부터 ‘자주’(自主)로 무장해온 네 번째 대원은 스케일이 좀 큰 듯하다. 이 나라 ‘국민’(國民)들과의 싸움도 싸움이려니와, 양키나라와도 멋진 맞짱을 뜨고 싶어 한단다.

      “한미동맹은 냉전동맹”이라며, “남북이 주도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평화’(CVIP)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 새로운 시작에 화답하는 북측의 목소리를 기대한다...”고 주절거리고 있다고.

      멋진 말따먹기다.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북녘의 비핵화(非核化)’ 같은 건 필요 없고, ‘우리민족끼리’ 잘해보자는 속내가 깔려 있지 않느냐고 지적하는 ‘국민’들이 대부분이란다. 원래 ‘조공(朝貢) 주도 평화’를 그렇게 표현한다고 했다.
      이 싸움판에는 예상대로 가장(家長)께서 특별 지원을 할 예정이라니, 주목할 만하다.

      “청와대는 오는 [9월] 19일 ‘평양선언 2주년’과 이달 말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온라인 기조연설을 통해 미북 대화 재개와 남북 협력을 다시 제안할 방침이다...”

      다섯 번째 대원은 여(女)법조인 출신이다. 전투력이 놀랍다는 평을 듣고 있다. ‘독’마저도 최고로 올라있단다.
      이 나라 검찰(檢察)에 ‘개가죽’(개革)을 씌워 애완 강아지를 만들라는 지시·지원을 받았다고 했다. 강단(剛斷)있게 잘 나가던 차에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 직전 상황을 맞고 있단다. 전임(前任)도 그랬다.
      원래 자식이란 애물단지라고 옛날 어른들이 일렀건만...

      ‘국민의 군대’에 얽히고설킨 사연과 기타 잡일들이 이미 신문을 비롯한 여러 매체를 통해 세간에 널리 알려졌으니, 달리 재론할 필요가 없다. 다만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인구(人口)에 널리 회자(膾炙)될 단문(短文)은 이 대원의 독보적인 무예(武藝)를 잘 보여주기에 크게 읊어보기로 했다.
      그 서슬 퍼런 쏘아부침에 전율을 느꼈다는 ‘국민’들이 너무 많았다고.

      “소설을 쓰시네!”

      그러나 무림(武林)의 현자(賢者)들이 여럿 나서서 무예(武藝)의 초식을 무력화(無力化)시킬 지경에 이르자, 상투적인 ‘악어의 눈물’로 얼버무리려고 궁리중이란다.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 검찰개혁 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제 운명적인 책무...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

      이렇듯 ‘다섯 남매’의 처절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가장(家長)을 구하기’ 위한 싸움이 계속될 모양이다. 지칠 줄 모르고 이어지는 전투에 힘을 보태기 위해 ‘가장’(家長) 본인께서도 비장(祕藏)의 칼을 뽑아들었다고 한다.

      “공권력이 살아있단 걸 보여주라!”... 이미 늦여름 장마 통에 적(敵)을 향해 휘둘렀던 검술(劍術)이다. 그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한 차원 높고 구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직기강 확립을 통한 국정동력 강화를 위해 기관별 역할 분담에 따라 특별감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국난 극복 기조에 배치되는 무책임한 언동 등 심각한 품위 훼손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

      긴 장마와 몇 차례의 태풍이 지나가고 가을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세월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밖에 없다. 앞으로 가장(家長)까지 합세한 ‘다섯 남매’와 ‘국민’들 사이의 싸움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궁금할 뿐이다.

      만화영화에서는 ‘정의(正義)로운 우리 편’이 흔히, 아니 매번 이기던데...
      유감스럽게도 ‘다섯 남매’의 편을 들어줄 일가친척이 너무 많단다. 이 나라 도처에서 엄호·지원을 하고 있다고. 특히, ‘문의(文意)의 전당’을 꽉 잡고 있어서 ‘국민’들로선 쉽지 않은 싸움이라고들 한다.
      또한 저들의 ‘운명 공동체’에서 날아온, 그간 든든한 뒷배였던 ‘우한폐렴’(武漢肺炎)도 아직은 건재(健在)하지 않은가.
      더군다나 이 나라에서는 이미 ‘정의’(正義)가 그 ‘정의’(正義)가 아니라고들 한다. 가장(家長)과 ‘다섯 남매’, 그리고 그 일가친척들이 ‘정의’의 사전적(辭典的) 의미마저 완벽하게 바꿔 버렸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만은 분명하지 싶다. “누구도 세월을 이길 수는 없다!”

      ‘다섯 남매’와 가장(家長)의 활갯짓 보고 들으면서 유수(流水)와 같은 세월 앞에 선 유한(有限) 권력의 민낯을 접하게 된다는 구시렁거림이 시장바닥에 널리 퍼지기 시작했단다.

      그렇다! 싸움은 끝나가고 있다. 세월이 가장(家長)과 ‘다섯 남매’의 편이 되기에는 너무 많이 흘러버렸다. 하지만 ‘독’이 오를 대로 오른 저들에게서는 지난 시절 어느 현자(賢者)의 넋두리를 살펴볼 잠깐의 여유조차 찾을 수가 없는 듯하다.

      “갈등적 정책을 주무르는 작자들의 순간적인 착각과 오만(傲慢)은 본인과 나라의 장기적인 쪽팔림과 해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