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이낙연, 첫 회동부터 '신경전'…정기국회 첫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 무산
  •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에게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에게 "국회를 정상으로 되돌려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종현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공식 회동한 자리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 대표가 당대표에 당선된 뒤 두 사람이 공식석상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오전 국회 원대대표실에서 이낙연 대표를 만난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 당대표에 선출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 대표는 인품이 아주 훌륭하다고 알려졌다"며 덕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5선의 이 대표가 의회주의자"라고 치켜 세운 뒤 "야당이 거는 기대가 크다"고도 했다. 

    주호영 "이낙연은 의회주의자"…3개월 전엔 "與, 의회민주주의 파괴"

    이낙연 대표를 '의회주의자'라고 칭찬한 것 처럼 비춰졌지만 '의회민주주의 파괴' 비판을 받은 이해찬 전임 대표의 행태를 반복하지 말라는 압박으로 해석됐다. 

    앞서 주호영 원대대표는 지난 6월2일 민주당이 21대 국회 원구성 과정에서 야당 몫의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고 하자 "의회민주주의는 파괴되고 대한민국은 1당 독재국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날 오전 이해찬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민이 원하는 국회는 일하는 국회"라며 상임위원장 독식을 강행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또 이낙연 대표가 "국회 비상경제특위를 가동하자"고 제안하자 "저희는 재판이나 수사 과정에서 법치주의가 훼손되고 있어서 사법감독특위를 만들자고 요구하고 있다"며 "더 자세한 논의는 오늘 정기국회 개회식 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상의하겠다"고 일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특히 "정상적으로 국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라며 "어려울수록 협치해 힘을 합치고 국가적 과제를 빨리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는 지난 5월30일 21대 국회가 개원하는 과정에서 상임위원장 독식 등 절차상 문제를 이 대표에게 재차 상기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정부의 코로나 대처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발목만 잡는 야당'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낙연 "국회 구성 과정 진통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봐"

    이에 대해 이낙연 대표는 "국회 구성과 관련해서 두세달 동안 어떤 진통 있었는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며 "원내대표끼리 잘 논의해주시길 바란다. 그런 우여곡절이 다시 반복되면 국민들이 걱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정책에서의 협치는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협의 과정에서 저희들이 양보할 수 있는건 양보하는 그런 유연함 갖도록 하겠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여당을 이끄는 동안 우리나라 의회 민주주의가 한걸음 더 발전되고 상생협치의 정치가 이뤄졌다는 얘기 나올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예정됐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무산됐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후 기자들과 만나 "박병석 국회의장의 회의 진행이 중립적이지 못하고 편향적이다"라며 무산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1일 정기국회 첫날부터 여야 협치 기대가 깨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 ▲ 이낙연(좌)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우)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박성원 기자
    ▲ 이낙연(좌)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우)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박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