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임기 4일 남아… 2차 재난지원금, 금태섭 재심 등 예민한 이슈 결정에 부담
  • ▲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각 자리마다 투명 아크릴이 설치되어 있다. ⓒ뉴시스
    ▲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각 자리마다 투명 아크릴이 설치되어 있다. ⓒ뉴시스
    임기를 나흘가량 남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예민한 이슈를 차기 지도부에 떠넘기려는 듯한 모습이다. 민주당 현 지도부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금태섭 재심'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현안과 관련 "다음 지도부에서 정할 일"이라며 결정을 미룬 것이다. 

    "2차 재난지원금, 다음 지도부가 숙고해 결정해야"

    2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결정을 차기 지도부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의견이 '선별 지급'과 '전국민 지급' 등으로 엇갈린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지도부는 2차 재난지원금을 '50% 이하 9월 지급'으로 방향을 잡고 이를 추진하려 했지만,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면서 차기 지도부가 이를 결정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차분히 검토해 결정할 일들이 많은데 급하게 결정했다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다음 지도부가 숙고해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 징계 여부도 차기 지도부가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24일 월례회의를 개최했지만, 금 전 의원 재심 안건은 상정도 하지 않았다. 

    금 전 의원 징계 여부는 어떤 결론이 나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징계가 경감되면 당내 극성 지지층인 친문 주류에서 반발할 것이고, 징계를 유지하면 '독재당'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윤리심판원은 재심이 접수되면 30일 이내에 심의·의결해야 하지만 금 전 의원 징계 여부는 85일째 이뤄지지 않았다. 금 전 의원은 지난 6월2일 공수처법 관련 본회의 기권 표결로 인한 당의 경고 처분에 재심을 요청했다.

    "금태섭 재심, 어떤 결론도 부담… 차기 지도부가 결정해야"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어떤 결론을 내려도 부담스러운 사안"이라며 "차기 지도부가 새로운 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의미로 현명한 결정하는 것이 더 낫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가 공을 넘기면서 차기 지도부는 고스란히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29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의 임기는 즉시 시작된다. 

    이 같은 지도부의 '떠넘기기'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임기 종료를 앞둔 지도부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2차 재난지원금은 화급을 다투는 사안이고, 금태섭 의원 징계 여부는 논란의 잠재성이 큰 사안인 만큼 현 지도부가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자세로 결단해야 한다"며 "차기 지도부가 정치적 부담 없이 새로운 리더십을 보일 수 있도록 정리해줄 것은 정리하는 것이 지도부가 마지막으로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